간편함 뒤에 숨은 위험, 선미스트 이야기
며칠 전, 공원 벤치에 앉아 있는데 한 장면이 눈에 들어왔다.
뛰어노는 아이 얼굴에 엄마가 작은 스프레이를 들이대고 있었다.
“가만히 있어, 금방 끝나.”
얼굴 가까이 선미스트를 분사하는 모습이었다.
아이는 장난스럽게 고개를 돌렸지만,
그 사이에도 미세한 입자들은 아이의 숨결 속으로 들어가고 있었다.
자외선 차단제는 피부를 지키는 기본 아이템이지만, 덧바르기가 늘 고민이죠.
특히 메이크업을 한 날에는 더 난감합니다. 500원짜리 동전 크기만큼 넉넉히 바르고 두세 시간마다 다시 발라야 한다는 건 알죠. 하지만 메이크업 위에 그대로 덧바르기란 사실상 불가능한 것 같아요.
그래서 선스틱, 선쿠션, 선팩트 같은 제품들이 등장했습니다. 그리고 요즘은 미스트형 자외선 차단제가 편리함 덕분에 잘 사용되고 있는 것 같더라고요. 화장은 지켜주고 손도 더럽히지 않으니 얼핏 보면 완벽한 해결책처럼 보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 간편함이 오히려 위험이 될 수 있습니다.
분사되는 순간, 자외선 차단 성분이 눈·코·입 점막이나 호흡기를 통해 들어갈 수 있기 때문입니다. 화장품은 원래 피부와 모발에 사용하는 것을 전제로 안전성을 심사받습니다. 점막이나 호흡기 흡수는 고려 대상에서 다소 떨어져 있죠. 그래서 분사형 제품은 의도치 않게 안전 사각지대에 놓여있습니다.
우리나라 식약처는 분무형 자외선 차단제에는 “얼굴에 직접 분사하지 말고, 손에 덜어 바를 것”이라는 주의 문구를 의무적으로 표시하게 하고 있습니다. 최소한 예방 차원의 주의가 필요하다는 뜻이겠죠.
「화장품 사용할 때의 주의사항 및 알레르기 유발성분 표시에 관한 규정」[별표1]
‣ 고압가스를 사용하는 에어로졸 제품: 눈 주위 또는 점막 등에 분사하지 말 것. 다만, 자외선 차단제의 경우 얼굴에 직접 분사하지 말고 손에 덜어 얼굴에 바를 것
‣고압가스를 사용하지 않는 분무형 자외선 차단제: 얼굴에 직접 분사하지 말고 손에 덜어 얼굴에 바를 것
우리는 이미 가습기 살균제 사건에서, 특정 성분이 체내로 들어갔을 때 예상치 못한 결과가 나타날 수 있다는 사실을 경험했습니다. 최근 미국 하와이주는 산호초를 보호하기 위해 옥시벤존과 옥티녹세이트 성분이 든 자외선 차단제 판매를 금지했습니다. 평범하게 사용하던 성분이라도 그 유해성이 나중에, 전혀 다른 맥락에서 드러나기 때문이에요.
자외선 차단제는 피부 건강을 지키는 필수품입니다. 그러나 올바르지 않은 방식으로 쓰이면, 오히려 건강을 해칠 수도 있겠죠. 간편함 뒤에 숨은 위험, 한 번쯤은 생각해 볼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여러분은 어떤 자외선 차단제를 주로 사용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