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품 사용기한, 지켜야 할까

#화장품 사용기한 #화장품 유통기한

by Elly K

추석, 오랜만에 부모님 댁을 찾았다.

화장대 서랍을 열자 늘 그렇듯 샘플 화장품들이 가득했다.


'엄마의 화장대에는 왜 늘 이렇게 샘플이 많을까.'
하나를 꺼내 손등에 덜어 보았다.


익숙해야 할 제형은 오묘한 갈색을 띠고 있었다.
'원래 이런 색이 아니었던 것 같은데…'

뒤집어 보니, 사용기한이 이미 1년이나 지나 있었다.

"엄마, 이건 왜 아직도 두셨어요?" 하고 말하다가,

문득 멈췄다.

만약 이 날짜가 적혀 있지 않았다면

나도 아무렇지 않게 그냥 발랐을까.




변질된 화장품은 피부 트러블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건강한 피부를 위해 바른 화장품이 오히려 문제가 된다면 참 속상한 일이겠지요.

그러니 화장품의 사용기한을 잘 지켜야 합니다.


화장대 위 화장품을 하나씩 살펴보면, 대부분 ‘사용기한’이 표시되어 있습니다.
관련 법령에 따르면 ‘제조일자 + 개봉 후 사용기간’이라는 방식으로도 기재할 수 있지만, 실제로는 사용기한만 표기되는 경우가 더 많습니다. 또한 이 표기는 제품의 박스(2차 포장)와 내용물이 담긴 용기(1차 포장) 두 곳 모두에 표시되어야 합니다.¹ 사용자가 언제든지 기한을 확인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지요.

즉, 구매할 때부터 마지막 한 방울을 쓰기 전까지 언제든 사용기한을 확인할 수 있어야 하는 겁니다.(참고로, ‘소비기한’이나 ‘유통기한’이라는 용어는 화장품법에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2017년부터는 샘플 화장품에도 사용기한을 표시하도록 정하여서, 샘플도 더욱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게 되었죠.


그런데 이렇게 꼼꼼히 날짜를 표기해 주는 나라는 세계적으로도 드뭅니다.

해외 화장품을 구매해 보신 분이라면 날짜를 찾기 힘들어 곤란했던 경험이 있으시죠.

유럽에서는 30개월 이상 보관 가능한 제품은 기한을 표시하지 않아도 되며, 미국은 아예 사용기한 표기가 의무가 아닙니다. 그래서 한국에 들어오는 해외 제품에는 국내 법령에 맞추어 별도의 스티커가 붙습니다.

조금 까다롭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소비자를 보호하는 장치라고 생각하면 고마운 일이지요.


제품에 붙는 약어를 조금만 알고 있어도, 화장품 사용기한을 읽기 한층 수월해집니다.

‣ MFG/ MFD: 제조일자(Manufacturing/Manufactured Date)
‣ EXP: 사용기한/ 이 날짜까지는 제품의 안전성과 효능이 보장됨(Expiration Date)
‣ LOT: 내부 식별 및 추적용 고유번호(제조번호, 배치번호, 로트번호)
‣ 모래시계 그림: 품질유지기한이 30개월 이하일 때 모래시계 기호를 그리고 옆에 날짜 기재
‣ 열린용기 그림: 개봉 후 사용기간 기재(예: 6M = 개봉 후 6개월까지)

이런 영어식 약어는 아는 사람은 알지만, 모든 소비자가 쉽게 이해하기는 어렵습니다.

그래서 우리나라는 원칙적으로 한글로 표시하도록 정해 두었습니다.²


화장품 용기에 적힌 작은 숫자.

내 피부를 안전하게 지켜 주는 보이지 않는 약속과도 같은 것이지요.


이번 명절, 서랍 속 잠자고 있는 화장품들의 사용기한을 확인하고 정리해 보는 건 어떨까요?




¹「화장품법」 제10조(화장품의 기재사항) ① 1차 포장만으로 구성되는 화장품의 외부 포장과 1차 포장에 2차 포장을 추가한 화장품의 외부 포장에는 총리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각각 다음 각 호의 사항을 기재ㆍ표시하여야 한다. 다만, 내용량이 소량인 화장품의 포장 등 총리령으로 정하는 포장에는 화장품의 명칭, 화장품책임판매업자 및 맞춤형화장품판매업자의 상호, 가격, 제조번호와 사용기한 또는 개봉 후 사용기간(개봉 후 사용기간을 기재할 경우에는 제조연월일을 병행 표기하여야 한다. 이하 이 조에서 같다)만을 기재ㆍ표시할 수 있다.
6. 사용기한 또는 개봉 후 사용기간

② 1차 포장에 2차 포장을 추가한 화장품의 1차 포장에는 다음 각 호의 사항을 기재ㆍ표시하여야 한다. 다만, 소비자가 화장품의 1차 포장을 제거하고 사용하는 고형비누 등 총리령으로 정하는 화장품의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한다.
4. 사용기한 또는 개봉 후 사용기간


²「화장품법」 제12조(기재ㆍ표시상의 주의) 제10조 및 제11조에 따른 기재ㆍ표시는 다른 문자 또는 문장보다 쉽게 볼 수 있는 곳에 하여야 하며, 총리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읽기 쉽고 이해하기 쉬운 한글로 정확히 기재ㆍ표시하여야 하되, 한자 또는 외국어를 함께 기재할 수 있다.
keyword
월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