핸드크림, 얼굴에 발라도 괜찮을까

by Elly K

낮에는 따사롭지만 아침저녁으론 금세 차가워지는 가을.
사무실 공기가 바싹 말라서인지,

동료는 “얼굴이 너무 건조하다”며 크림을 꺼냈다.


그런데 그가 집어 든 건 얼굴 크림이 아니라 핸드크림이었다.
망설임도 없이 얼굴에 바르는 모습을 보고 나는 무심코 물었다.

“그거, 핸드크림 맞지?”

동료는 태연하게 웃으며 답했다.
“응, 괜찮더라고.”


정말 괜찮은 걸까?



피부는 다 같은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부위마다 구조가 다릅니다.

손에는 얼굴에 없는 ‘투명층’이라는 구조가 있습니다. 손바닥이나 발바닥처럼 두꺼운 피부에서만 발견되는 이 층은 수분이 지나치게 들어오는 걸 막아줍니다. 그래서 물에 오래 있으면 손과 발만 유독 쭈글쭈글해지는 것이지요.


반면 얼굴은 얇고 피지선이 많아 유분 밸런스가 쉽게 흔들립니다. 건조했다가 번들거렸다가, 계절이나 컨디션에 따라 변덕을 부리곤 합니다. 이런 차이는 화장품 제조에도 고스란히 반영됩니다. 손 전용 제품에는 손 피부에 맞는 처방을 하죠. 예를 들어, 수분을 끌어들이는 보습제(Humectant)를 넣기보다는 차라리 피부 수분막을 덮어주는 밀폐형 보습제(occlusive)를 더 많이 포함시키는 거예요. 하지만 얼굴 제품은 상대적으로 섬세한 처방이 필요합니다. 손에 편안한 성분이 얼굴에서는 자극이 될 수 있는 이유입니다.


실제로 핸드크림에는 건조한 손의 각질을 부드럽게 하려고 우레아(Urea) 같은 성분이 종종 포함됩니다. 우레아는 각질을 녹여 굳은살이나 갈라짐을 완화하는 데 탁월합니다. 하지만 얼굴에 매일 바른다면 얘기가 달라집니다. 피부 턴오버가 지나치게 빨라져 장벽이 약해지고, 붉어짐이나 따가움이 쉽게 생길 수 있겠죠. 특히 눈가처럼 민감한 부위에는 더욱 그렇습니다.


향기도 문제입니다. 우리가 매장에서 핸드크림을 고를 때 손등에 발라보고 향을 맡는 건 자연스러운 행동이지요. 실제로 핸드크림은 향이 구매를 좌우하기 때문에 페이스크림보다 훨씬 많은 향료가 들어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얼굴 피부에겐 이런 진한 향이 오히려 독이 됩니다. 알레르기가 잦거나 민감성 피부라면 더더욱 조심해야 하지요.


유명 연예인이 건성 피부를 극복하기 위해 핸드크림을 얼굴에 바르는 뷰티 팁을 공개한 적이 있죠. 덕분에 한때 핸드크림이 얼굴에도 보습에 도움이 된다는 인식이 생기기도 했습니다. 가끔씩 사용한다면 핸드크림의 뛰어난 보습력이 얼굴에도 잠시 도움을 줄 수 있을 거예요. 하지만 우리가 살펴본 것처럼, 잦은 사용은 오히려 얼굴 피부에 좋은 영향을 주지 못할 가능성이 큽니다. 결국 얼굴은 얼굴 전용 제품으로 손은 손 전용 제품으로 돌보는 것이 가장 안전하고 효과적일 겁니다.


여러분은 일상 속에서 ‘이 화장품을 이렇게 써도 될까?’ 하고 궁금했던 경험이 있으신가요?



*참고*

화장품 사용할 때의 주의사항 및 알레르기 유발성분 표시에 관한 규정 [별표 1]
1. 화장품의 유형
카. 기초화장용 제품류
1) 수렴·유연·영양 화장수(face lotions) │ 2) 마사지 크림 │ 3) 에센스, 오일 │ 4) 파우더 │ 5) 바디 제품 │ 6) 팩, 마스크 │ 7) 눈 주위 제품 │ 8) 로션, 크림 │ 9) 손·발의 피부연화 제품 │ 10) 클렌징 워터, 클렌징 오일, 클렌징 로션, 클렌징 크림 등 메이크업 리무버 │ 11) 그 밖의 기초화장용 제품류

화장품법 체계에서 핸드크림은 ‘기초화장용 제품류’로 분류되며, 세부적으로는 ‘로션·크림’과 ‘손·발 피부 연화 제품’이 해당할 수 있습니다. 특히 ‘손·발 피부 연화 제품’에는 우레아 성분이 고함량으로 포함됩니다. 이렇게 관계 법령에서도 사용처를 명확히 ‘손·발’로 구분하고 있다는 점은, 얼굴에 사용하는 것이 안전하지 않을 수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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