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려하던 둘째를 낳았습니다

경험하지 않으면 알 수 없는 것들

by 퍼펭부인

나에게 있어 첫째 임신은 마냥 축복이었다. 주위에서 보내는 축하인사를 온전히 느낄 수 있었고, 첫 임신이기에 나조차도 경험해 본 적 없는 신기함과 아이를 가졌다는 경의로움에 사로잡혀 열 달을 감사함과 행복함 속에서 보내왔다. 그리고 3년 후, 나는 둘째를 갖게 되었다.




첫째 임신과는 달리 둘째 임신소식을 주위에 전하면서 사뭇 다른 점이 있었다면, 물론 축하의 인사와 함께 여러 걱정의 말들도 오고 갔다는 점이다. "남편이 돈을 많이 벌어야겠네", "요즘 하나도 힘들다던데 둘이나 키우려면 힘들겠다" 등등 둘째 아이 출산에 대해서 나에게 필요치 않은 한 보따리 걱정거리를 챙겨주었다.



20대에 첫 아이를 낳고 30대에 들어서 둘째 아이를 갖게 되어 느낀 바, 출산 전부터 다르다는 걸 체감했다. 우선 눈앞에 돌봐야 될 자녀가 있다는 점부터 쉽지 않았다. 불러오는 배에 밀려오는 잠에 나를 먼저 챙기고 싶어도 내 앞에 놓인 첫째 아이. 나의 도움을 필요로 하는 작은 생명이었다.

또한 마치 뱃속에 동생이 있다는 걸 안다는 듯이 전보다 더 많이 안아달라 보채고 어리광을 부리기 시작했다. 홀몸으로도 힘든 중에 13kg 아이를 안아주는 건 참 쉽지 않은 일이었다. 하지만 눈앞에 벌어지니 다 하게 되더라. 수박 한 통도 무거워서 제대로 들지 못하던 내가 아이를 안아서 움직이는 모습에 '그래서 엄마는 위대하다는 말이 있나 보다' 실감할 수 있는 순간이었다.



경제적인 부분에 있어서도 타격은 컸다. 결혼하고부터 지금까지 쭉 외벌이로 가계를 이어가다가 첫째 아이가 어린이집에 들어갈 무렵 나는 재취업을 하게 되었고 임신과 함께 퇴사를 할 수밖에 없었다. 또다시 외벌이 가정으로 돌아가게 되었고 남편의 어깨는 더 무거워졌다.



매스컴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대한민국 저출산의 현실. 합계출산율이 무려 0.7명대로 채 1명이 되지 않는다고 한다. 이런 저출산 시대에 평범한 가정에서 둘째까지 낳는 건 주위의 걱정을 들을 만한 일임은 분명하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첫째와 또 다른 둘째 아이가 주는 행복과 사랑은 경험하지 않으면 알지 못하는 그 무언가의 세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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