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아한 전우애

by Eloquence

안희연 시인의 「당신이 좋아지면, 밤이 깊어지면」을 읽는 내내, 그리고 다 읽은 후에도 생각을 많이 했다. 다양한 감정이 느껴졌다. 그중 가장 두드러졌던 감정은 전우애였다.


작가와 나는 모르는 사이이며, 같이 무얼 한 것도 아닌데 왜 그런 감정이 들었을까?

곰곰이 생각해 보았다.

기억의 터널에 들어가 기억들을 마주하여 그때의 마음을 들여다보는 과정, 우리는 그 과정을 지나온 사람들이었다.


작가가 표현한 돌아볼 용기. 그 용기에는 어떤 노력이 깃들어 있는지 잘 안다.

작가가 말한 공, 기억의 터널, 높이, 무겁고 축축했던 기억이 가벼워진다는 것, 돌아볼 용기,

어둡기만 한 방은 아니었다는 것, 슬픔을 탕진할 때까지 머물라는 것…

이 문장들에 담긴 메시지와 감정이 무엇인지 안다.

문장 하나, 하나에 담긴 감정이 무얼지 예감해 보며 온 마음으로 읽었다.


그러다 보니 눈앞에 작가의 모습이 나타났다.


그녀는 저 작은 체구로, 거대한 터널 속에 혼자 있다.

그녀의 눈빛에는 두려움이 어려있다. 그러나 씩씩하게 터널의 기억들을 들여다본다.

묻혀 있던 감정들을 마주하고 받아들이며 치유한다.

여전히 눈빛은 불안정하지만, 야무지게 마주하며 앞으로 나아간다.

이윽고 빛이 보인다.

출구 앞에 서 있는 그녀는 어느새 눈빛은 안정되어 있다.

그녀에게서 위대한 기운이 뿜어져 나온다.

뭔가 모르게 그녀의 분위기가 달라졌다.


그녀의 모습이 나의 모습으로 바뀌었다.


혹시.... 작가가 아니라 나를 본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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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감정이 느껴졌다. 가장 몸집이 큰 감정은 전우애였다.
왜 전우애가 느껴졌던 걸까.
우리는 돌아볼 용기를 내어 기억의 터널을 지나온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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