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에피소드의 공통점

by Eloquence
때로는 작은 감동이 더 큰 감동을 가져온다.
지금까지 내가 버틸 수 있었던 건 1%의 빛 덕분이다.
1%의 빛에는 여러 빛이 있으며, 그중 하나가 내 곁에 예술적 감동이다.


모 프로그램에서 안희연 작가가 한 말에 깊이 공감한 적이 있었다.

사고방식이나 가치관이 나와 비슷하다고 느꼈다.


사실 전부터 안희연 작가에게 관심이 있었다. 그녀가 내뱉는 말에는 진심이 있었고, 깊이 사유한 흔적이 보였다. 허세나 위선은 느껴지지 않았다. 깊고 단단하며, 따스한 내면이 말에서 그대로 드러났다.

그래서인지 자꾸 눈길이 갔다.


그러던 중 선의와 유토피아에 대한 그녀의 생각을 말로 통해 듣는 순간, 관심이 호감으로 발전했다.


며칠 후, 북카페에서 우연히 안희연 작가의 책을 만났다. 그녀의 내면을 알 수 있는 기회였다.

냉큼 그 기회를 잡았다.


집중력이 흐려져 책 읽기가 어려운 시기였는데도 단숨에 빠져들었다.

얼마나 재밌게 읽었는지, 북카페에서 나오기가 싫었다.

집에 돌아가서도 그 여운이 쉬이 가시지 않았다.


결국 집 밖으로 나왔다. 왼쪽으로 갈지, 직진할지 고민했다.

왼쪽으로 가면 서점이 나오고, 직진하면 도서관이 나온다.

잠시 고민하다 집 앞 도서관으로 향했다.

책을 빌려 집으로 돌아오자마자 읽어 내려갔다. 페이지를 넘길수록 깊이 빠져들었다.

며칠이 지나고, 마지막 페이지를 덮으며 멍하니 허공을 바라봤다.

책을 읽으며 느낀 감정들을 곱씹어보았다.

유독 돋보였던 감정은 전우애였다. 전우애는 나를 덜 외롭게 했다.


그 사람의 내면이 담긴 말이 많은 걸 해냈다.

관심에서 호감으로 발전시켰고, 그 사람의 책을 접하게 했으며

그 책을 읽은 후 느낀 감동은 한 편의 글이 되었다.


작은 감동이 쌓여 큰 감동이 되었고, 특별한 결과를 만들었다.




특별할 것 없는 프랜차이즈 족발 전문점이었다. 그곳에서 그와 대화를 나누며 술 한잔 기울이고 있었다.

그러다 우리는 벽 쪽에 있는 많은 LP를 발견했다. 단순히 인테리어용은 아닌 것 같았다.

내성적인 우리는 무슨 바람이 불었던 건지 사장님께 말을 걸었다.

LP가 사장님의 소유냐고 묻는 우리에게 반가움이 어린 미소를 지으며 그렇다고 답했다.

우리의 질문을 반가워하고, 흥미로워하는 게 느껴졌다.

그렇게 대화가 시작됐다.

사장님은 LP만의 매력과 구입 경로부터 매장에 있는 스피커 자랑까지 늘어놓았다. 그건 사장님의 애정과 열정이었다.


사장님은 우리에게 듣고 싶은 곡이 있냐고 물었다.

우리는 기다렸다는 듯이 원하는 곡을 말했다.

신청한 곡이 매장 안을 가득 메웠다.

LP만의 표현력과 분위기가 의외로 족발 매장 안 풍경과 어울렸다.

묘하게 조화로운 그 광경은 예술적이었다.


사장님의 LP를 향한 애정과 열정에 전염된 걸까.

잊힌 LP를 향한 호기심과 관심이 존재감을 드러냈다.

사춘기 시절에 아날로그 감성을 좋아했던 기억까지 떠올랐다.


그 후, LP 카페를 검색하여 직접 방문했다.

두 곳의 카페를 가보았는데, 모두 좋았다.

그곳에서 직접 마음에 드는 LP를 골라 턴테이블로 청음도 해보았다.

아무것도 하지 않고, 귓가에 들리는 음악에 집중하며 시간을 보내기도 했다.

이제는 미세하게 들리는 잡음마저 매력적으로 들린다.

그렇게 한 걸음씩 LP와 가까워지고 있다.


사장님의 무언가를 좋아하는 마음이 내게 감동을 주었고,

그 감동은 잊고 있던 나의 관심사를 떠올리게 했다.

더불어 새로운 문화예술과 친해지는 과정을 선사했다.


두 개의 에피소드처럼 때로는 작은 감동이 더 큰 감동을 가져온다.

1%의 빛들이 모여서 어둠을 밝혀주고, 1%의 빛으로 순간을 버티고 지금의 내가 있는 것처럼 말이다.


그리고 1%의 빛에는 여러 빛이 있다. 그중 하나가 내 곁에 예술적 감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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