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은 기어이 따라온다

by 희망

“두려움은 항상 한 걸음 앞서 걷지만, 희망은 기어이 따라온다.” — 브랜든 테일러, 부드러운 생명체들


미래를 향해 나아갈 때, 늘 먼저 찾아오는 것은 두려움이다. 그것은 마치 우리보다 앞서 달리는 그림자처럼, 예상 가능한 모든 실패를 미리 떠올리게 하고, 우리를 한순간에 움츠러들게 만든다. 그러나 희망은 언제나 뒤이어 온다. 때로는 지치고 힘들어 보이지만, 끝내 늦지 않게 도착한다. 그 느리지만 확실한 발걸음이 바로 인간을 앞으로 걸어가게 하는 힘이다.


두려움이 앞서 걷는다는 것은, 인간에게 불안이 얼마나 자연스러운 정서인지 드러낸다. 새로운 선택 앞에서, 관계의 변화 앞에서, 혹은 삶의 중대한 전환점 앞에서 우리는 불길한 예감을 먼저 떠올린다. 두려움은 우리에게 위험을 경고하고, 조심하라는 신호를 보낸다. 그러나 문제는 그 경고가 때때로 과도하게 확대되어 우리의 움직임마저 묶어버린다는 데 있다. 두려움은 빠르고 기민하다. 우리가 조금이라도 멈칫하는 순간, 어느새 우리 마음의 앞길을 선점해 버린다.


그런데 희망은 다르다. 희망은 뛰지 않는다. 그저 천천히, 꾸준히 우리를 뒤따라온다. 희망은 조용하고 미약하게 시작된다. 작은 가능성, 미세한 변화, 누군가의 말 한마디, 혹은 스스로의 아주 작은 결단이 그 시작이 된다. 희망은 한 걸음 늦게 도착하지만, 두려움보다 더 오래 머물 수 있다.


두려움은 결코 사라지지 않는다. 새로운 도전마다 다시 나타난다. 하지만 희망이 반드시 따라온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면, 우리는 두려움 앞에서도 발걸음을 내디딜 수 있다. 진정한 용기는 두려움을 제거하는 것이 아니라, 두려움이 앞서 있어도 움직이는 것이다.


삶의 많은 중요한 순간들은 바로 이 두 감정의 간격에서 탄생한다. 길을 바꾸는 용기, 관계를 회복하려는 노력, 새로운 분야에 뛰어드는 결단에서 두려움을 따라가면 후회가 생기고, 희망을 기다리면 변화가 찾아온다.


결국 희망이 도착하기 전에 포기하지 않는 것이야말로, 삶을 움직이게 하는 좋은 방식이다. 두려움이 앞서 걷더라도, 희망은 끝내 뒤따라온다. 그러니 우리는 계속 걸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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