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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땡관 Oct 19. 2022

유튜버가 하고 싶으세요?

유튜브를 아주 쉽게 시작하는 법

 사람마다 다른 이야기가 있다고 믿는다. 비슷하게 초중고를 나오고 비슷하게 대학에 가도 지금 이 순간에는 저마다의 비슷하면서도 다른 캠퍼스 라이프가 펼쳐진다. 대학생의 비슷비슷한 일상이 많은 사람들에게 공감을 받기도 한다. 학점, 영어점수, 자격증, 자소서, 면접 스터디. 비슷하게 취업 준비 끝에 취직을 해서 비슷하게 또라이인 팀장들에게 고통받으며 일하고 있어도. 사람 수만큼 다른 이야기들이 지금도 생겨났다 사라지고 있는 것이다. 이것이 내가 주변 사람들에게 유튜브를 시작해 볼 것을 권장하는 이유다. 당신은 당신의 하루를 이야기로 만들 능력이 있고 그 일은 오로지 당신만이 할 수 있으니까. 놓쳐버린 이야기들은 금방 잊히기 마련이다. 그런데 그것이 당신에게 깨달음을 줄 이야기, 소중한 인연을 만나게 해줄 이야기. 혹은 당신에게 황금알을 낳아줄 거위였다면?     


 사실 여기까지는 가식이고 진짜 내 속마음은 주변 사람들의 안부가 궁금하다. 보정된 사진과 편집된 성공 혹은 포장된 행복이 만연한 SNS에서는 주변 사람들 모두가 잘 지내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희소식은 희소식이고 무소식도 희소식이라고. 잘 지내고 있는 것처럼 보여서 오히려 관심을 덜 가지게 됐다. 행복한 삶을 성공적으로 살아내는 것처럼 보이게끔 하는 것마저 하나의 거대한 산업이 되는 자본주의 세상. 하지만 나는 친구들은 쉬는 날 어떻게 시간을 보내는지. 출근길에 사람과 차가 너무 많아 답답하지는 않았는지. 혼자 집에 있는 날. 저녁으로 무엇을 먹었는지도 궁금하다. 요즘에는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아는 사람들의 소소한 하루가 나는 마냥 반갑고 또 보고 싶었다. 그렇기에 아는 사람이 유튜브를 시작했다는 소식이 들리면 나는 기꺼이 영상을 처음부터 끝까지 틀어놓고 응원과 격려의 댓글을 남긴다. (안 쓰는 핸드폰 공기계와 학교 휴게실 컴퓨터 6대로 영상을 동시에 스트리밍을 해주기도 한다.)

 그리고 조금 더 욕심을 내면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이 한 사람의 브랜드로 살아가기를 바란다. 브랜드로 살아가기 위한 방법들을 어떻게든 찾아내어 실천하며 살아가기를 바란다. 그것은 내가 글을 쓰고 유튜브에 영상을 올리는 이유이기도 하다.     


 ‘배를 만드는 법을 가르치치 말고 바다를 동경하게 만들라.’ 뭐 이런 명언을 인터넷 어딘가에서 본 적이 있다. 사실 나는 이런 거창한 이유로 유튜브를 시작한 사람이 아니라서 주변 사람들과 내 글의 독자분들이 유튜버를 꿈꾸게 할 수도 없고 그러고 싶지도 않다. 단지 유튜브를 시작해 보고 싶은 마음이 내면 깊숙이 있거나. 지금도 유튜브를 시작하고 싶지만 엄두가 나지 않는 분들에게 조금이나마 현실적인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에 내가 아는 이야기들을 공유해 본다.    

 

 - 유튜브 시작 계기

 먼저 주변에 유튜브를 하고 있는 사람이 있으면 유튜브 진입장벽이 낮아진다. 나는 내 여동생과 친구 한 명이 유튜브를 하고 있었다. 그러면 유튜버가 그다지 거창한 게 아니고 나와 똑같이 평범한 사람이라는 것을 오감으로 느끼게 된다. ‘나도 유튜브나 시작해볼까.’ 이 고민을 진짜 행동으로 옮기는 게 사실 제일 어려운데. 가족이랑 내 주변 사람이 너도나도 내 앞에서 유튜브를 하니까 그냥 나도 부담감 없이 시작하게 되었다.

 교육대학원 입시가 끝나고 한국사 자격증까지 땄는데도 대학원 입학 전까지 시간이 너무 많이 남아 있었다. 그래서 서툰 솜씨로 반지하 3평 원룸에서 방 청소하는 영상. 좁디좁은 폭 40cm 책상에서 라면 먹는 영상. 교육대학원 입시 후기 등의 영상을 만들어 올렸다. (2020년에 만든 영상 몇 개는 과거 집주소나 카톡 아이디 등 개인정보가 너무 많이 노출돼서 비공개로 돌렸다.)  

   

 - 유튜브 시작 전의 선입견

 유튜브를 시작하기 위해서는 영상 편집 능력이 있어야만 한다고 생각했는데  착각이었다. 영상 제작은 어플 키네마스터 사용법 10 내외 영상  두개 보면 누구나 그대로 따라 시작할  있다. (유튜버 스라테티션, 영상편집어플 사용법 영상 강추.) 영상 20개를 만들고 보니까 자연스레 영상 만드는 실력이 늘어나면서 영상 만드는데 드는 시간도 줄었다. 영어를  하기 위해서는 영어를 써야 하고, 영상을  만들기 위해서는 영상을 만들어야 한다는 사실을 나는 유튜브를 하면서 알게 되었다. 나는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대학교까지 최소 16 넘게 영어를 배웠다. 그런데 외국인과 영어로 대화를 나누면 ‘왔다 갔다 3번을  넘기기 힘들었다. 내가 영어를  못하는 이유는 써먹질 않아서다. 부족한 실력이라도 써먹다보면 자연스레 공부가 되면서 실력이 느는데. 반대로 써먹지도 않으면서 공부만 하면 부담감만 커질 뿐이었다. 주변의 시선을 신경 쓰고. 인정받지 못할까  혹은 망신당할까  두려워하고. 열심히 했다가    같아서 쉽게 포기하고. 공부도 유튜브도 어쩌면 인생도 비슷한 원리 아닐까.

 다행인 것은 나는 유튜브를 신경 쓸 시선이 없었다는 점. 영상 조회수 5개 전부 합쳐도 1천이 채 안 됐다. 그래도 영상 만드는 재미에 점점 빠져들었다. 10분짜리 영상 하나 만드는데 8시간 정도 걸리는데.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몰입하면 뇌에서는 도파인이 분비되고 그 도파인은 특히 맛이 좋았다. 영상이 완성됐을 때마다 느끼게 되는 성취감은 내 자존감을 높여주었다. 수동적인 SNS의 소비자에서 주체적인 창작자로 바뀌는 순간이다. 만들 때마다 조금이나마 나아진 영상이 나온 것을 보면 그게 또 기분이 좋았다. 구독자 1천 명을 넘었을 즈음. 나는 비로소 주변 사람들에게 유튜브를 시작했음을 알렸다.     


 배경음악 사이트나 컷 편집 기법에 대해 알아보기 시작한 것은 처음 목표했던 ‘조회수 신경 쓰지 않고 영상 10개 만들기’를 이룬 뒤였다. 초보 유튜버에게 생각과 공부는 미룰수록 좋고 결과물은 많을수록 좋은 것 같다. 나는 대표적인 영상편집 프로그램인 프리미어 혹은 애플의 파이널컷을 아직도 전혀 다루지 못하는데. 유튜브에 영상 50개 올리기부터 먼저 성공한 다음에나 배워볼 생각이다. 망하고 싶은 초보 유튜버는 이것저것 장비부터 잔뜩 구매하라는 영상을 본 적이 있다. 초보 유튜버들 중 9할이 영상 10개를 채우지 못하고 사라지는가 하면. 유튜브 시작한 지 2년도 안 되어 채널을 내리기도 한다는 현실적인 이유에서였다. 브이로그용 카메라 제품 설명을 보면 참 흥미롭다. 매력적이고 분위기 있는 남녀가 등장하는 예쁜 영상 혹은 멋진 사진이 가득하다. 저걸 사기만 하면 나도 저런 영상을 만들 수 있을 것만 같은 기분. (웃기는 소리. 절대 불가능하다.) 장비가 늘어나면 그만큼 배워야 할 내용, 컨트롤해야 하는 부분들이 많아진다. 영상 이어붙이고 자막 다는 것도 어려운데. 어떤 영상이 나올 줄 알고 영상 초보가 적재적소에 알맞은 촬영기법, 촬영효과를 쓸 수 있을까.

 그러면 부담감과 기대만 커진 상태에서 실망스러운 조회수에 금방 지쳐버린다. 내가 유튜브를 시작했을 때 장비라고는 핸드폰 하나. 쉽게 구부릴 수 있는 1만 원대 핸드폰 거치대가 전부였다. 사실 나도 유튜브 시작할 때부터 장비가 사고 싶었는데. 돈이 없어 그러질 못했다. 지금 생각해 보면 오히려 다행이다. 이미 영상 30개 가까이 만들었지만 나는 배운 것도 별로 없고 구매할 장비도 아직 많이 남아있다. 아래는 내가 일 년 전에 세운 계획이다. 무언가를 배우거나 장비를 구매하는 일은 최소 영상 30개를 채운 이후로 미뤄져있다.     


 영상 10개 올린 후 : 유튜브 관련 책 5권 이상 읽어보기

 영상 20개 올린 후 : 배경음악(브금), 효과음, 재미있는 영상짤 20개씩 수집하기

 영상 30개 올린 후 : 영상 컷편집 종류 공부, 3축 짐벌 구매

 영상 40개 올린 후 : 스위블 디스플레이 있는 카메라 구매

 영상 50개 올린 후 : 어도비 프리미어 or 애플 파이널컷 배우기     


 - 유용할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는 내 이야기

 영상 제작은 키네마스터 앱을 사용한다. 처음에는 핸드폰으로 만들다가 화면이 너무 작은 게 불편했다. 영상 5개 만들었을 즈음 아이패드를 선물 받았다. 화면이 커지니까 영상 하나 만드는데 드는 시간이 10시간에서 8시간 정도로 줄어들어 좋았다. (테블릿 PC 없는 분들한테는 죄송합니다.)

 영상 촬영은 길어도 15초를 넘기지 않으려 한다. 나중에 영상 편집할 때 되면 영상 전부 한 번씩 확인해야 하는데 영상이 길면 길이 줄이는 것도 중노동이다. 영상 하나 길이가 1분이 넘고 그런 영상이 100개씩 있으면 시작할 의욕이 잘 안 생긴다. 촬영할 때부터 7~15초 정도로 짧게 짧게 촬영하면 편집 없이 영상만 순서대로 이어붙여도 그럴듯한 영상 하나가 된다.

 자막을 먼저 달 것인가. 배경음악이랑 효과음을 먼저 달 것인가. 그것은 취향에 따라 다르다. 나는 자막을 먼저 달고 영상과 자막 분위기에 맞춰 음악을 갖다 붙인다.

 시간이 아주 많은 날에는 쓸만한 짤이나 효과음 찾는 데에 시간을 쓰기도 한다. 이병헌이 핸드폰의 영상을 보고 “아 안돼!”라고 외치는 (드라마 아이리스) 장면이라든지. 스폰지밥에서 시간이나 날짜가 전환될 때 쓰이곤 했던 "A Few Moments Later"과 같은 짤. 혹은 광고 영상의 재미있는 한 장면. 그 외 쓸만한 장면 효과 등을 찾아 저장해둔다.

 유튜브 썸네일은 ‘미리캔버스’를 이용한다. PPT를 전혀 쓸 줄 모르는 나 같은 사람들도 그럴듯한 썸네일을 쉽게 만들 수 있다. 배경음악과 효과음은 ‘브금대통령’이라는 유튜브 채널의 음악을 무료로 사용한다. 여행 영상을 만들 때에는 유료 사이트(에피데믹사운드) 한 달 이용권을 이용하기도 하는데. 유료 사이트 음악을 미리 다운로드해놓은 다음 영상 제작을 끝내고. 유튜브에 영상 올리는 날에 구독 신청을 한다. 그러면 구독 기간 동안 영상 하나라도 더 만들어 올릴 수 있어 좋았다.     


 나는 내 책을 읽은 사람이 (혹은 지인이) 우연히라도 유튜브를 시작하게 된다면. 지치지 않고 즐겁게. 오래도록 유튜브를 계속해나갔으면 좋겠다. 어느 가난하지만 놀고 싶고. 사랑받고 싶고. 인정받고 싶은 욕구가 마음 한편에 있는 어느 20대 청년이 내 책을 읽고 유튜브를 시작한다면. 그 과정에서 사람들과 경험을 나누고 소통하면서 성장할 수 있다면. 그렇게 도전적이면서도 행복하게 젊음을 일궈나간다면. 그것만으로도 오늘 내 하루와 이 책은 충분히 가치 있어진다. 당신이 그렇게 살아간다면 나도 글이든 영상이든 무언가를 계속 만들면서 살아갈 수 있을 것 같다고. 나는 그렇게 생각했다.     


 당신의 유튜브에 알고리즘의 행운이 닿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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