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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다온김에 Sep 17. 2020

살아가고 있다.

들여다본다.

오늘 문득 설거지를 하며 이런 생각들이 스쳐 지나갔다.

텔레비전을 보다 보면 어느샌가 다큐멘터리를 보고 있는 나를 발견하게 된다.

정신을 차리고 보면 예능 프로그램보다 재미가 있다고 느낀다. 언제부터 그랬던 걸까? 사람들의 살아가는 이야기를 보고 있노라면 공감이 가는 부분도 있고 아닌 부분도 있고, 또한 배울 점도 있고, 아닌 점도 있다.

왜냐하면 나와 비슷한 세계의 사람들도 있고 아닌 사람들도 있기 때문이다.


처음엔 일반 사람들이 텔레비전에 나오는 게 궁금해서  보다 보면 저 사람은 어떻게 사나? 어떻게 성공했나? 어떻게 하면 나도 저렇게 될 수 있을까? 어떤 노력을 해서 이렇게 된 걸까 하고 그렇게 열심히 보게 된다. 다 각자의 방법과 노하우가 있다. 하지만 다 따라 할 수는 없다. 그렇게 한다고 해서 되고 안되고의 차이는 분명히 있을 테니까... 하지만 언제나 모든 사람들이 말하는 노력은 얼마든지 따라 할 수 있다. 그럼 나는 얼마나 노력하고 살아가는가?


한번 만에 브런치 작가가 되었을 때 만 해도 나는 금세 내가 작가가 될 거 같았고, 매우 행복해질 것 만 같았다. 왜냐하면 자신감이 생겼으니까!!!

하지만 글은 자신감만으로는 되는 것이 아니었다.

'매일 하루에 하나씩 브런치에 글을 올리자'

하는 다짐을 했었는데, 웬걸... 마음대로 되지 않았다. 일을 그만두고는 글을 쓸 작정이었다. 맘껏 해보고 싶었다. 근데... 왜 잘 안 되는 걸까? 뭘 써야 할지... 어떻게 써야 할지 참 막막해서 잠시 브런치를 접어놨었다.

그러다 대학 동기 언니와 통화를 하며 재미있는 책을 소개받아 주문해서 읽기 시작 헸다. 친구와 함께 간 미용실에서 책을 발견하고 잘 읽지 안 던 소설책을 무더기로 주문해서 읽었다. 내 건 하나도 쓰지 못하고 다른 사람의 글을 읽고 있자니... 참 허탈했다. 시간을 그냥 흘려보낸 것만 같았기 때문이다.

도저히 안 되겠다 싶어 전문가의 강의를 듣기 시작했다. 글에 대해서 전혀 알지 못했던 나는 무척이나 새로웠고, 흥미로웠다. 공모전에 참여할 땐 그 공모전의 이전 당선작을 읽어 보라고 팁을 줬다. 바로 그 홈페이지에 들어가 소설 당선작을 2개 읽었다. 가슴이 저릿저릿한 느낌이 들었다. 잔잔한 글인데도 나는 말로 설명할 수 없는 엄청난 것을 느꼈다. 두 글 모두 현실에서 진짜 있을 법한 내용이면서 작가가 진짜 겪은 일처럼 느껴졌다.

물론 소설이니 그럴 일은 없겠지? 이렇게 이야기를 쓰려면 내가 무슨 이야기를 하고 싶은 건지 나 자신을 좀 들여다봐야 할 것 같다. 내가 정말 무슨 이야기를 하고 싶어 이렇게 글을 쓰려는 건지...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들여다보기 전에 내 마음속도 한번 들여다봐야겠다.

[꽃잎속에 코를 깊숙이 대보면 기분좋은 향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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