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애를 시작하면서 밤길이 무섭지 않게 되었다. 물론 매번 함께하지는 못했지만 밤길을 걷게 될 때 전화기를 들어 제일 먼저 전화를 건 상대는 나의 연애 상대였다. 캄캄한 밤뿐만 아니라 앞이 캄캄한 상태일 때도 내가 찾는 건 그 사람이었다. 보통의 사람이라면 그러하지 않을까? 누군가 곁에 있다는 건 이렇게 마음을 든든하게 만든다. 비록 지금 현재 바로 옆에 있지 않더라도. 연애를 모르던 사람도 연애를 잘 안다고 자신하던 사람도 이것 만큼은 같을 거라 생각한다.
이렇게 누군가가 옆에 있다는 건 연애가 아니어도 가능한 일이다. 온전히 내 편일 수 있는 그 누군가가 있으면 되는 거다. 가족. (그래서 연애를 하고 결혼을 해서 가족을 만드는 건가?) 혹은 친구.(솔직히 친구가 온전히 내편일 수 있다는 생각은 한 번도 한적 없다.) 혹시 그런 친구가 있는 사람이라면 정말 부럽다고 해야 할까? 나도 그런 친구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해야 할까? 그런데, 나는 그런 친구인가? 하는 생각 먼저 해야 되는 건 아닌가? 하는 의문도 든다. 연애도 결국 사람을 만나는 것. 어린이집, 유치원, 학교를 다니며 사람을 만나며 자연스럽게 스며든 모든 감 감적인 것들로 우리는 연애를 한다. 뭔가 다른 게 있는 것처럼 연애를 잘하는 사람이 마치 따로 있는 것처럼 말하는 데 그런 건 애초에 어렸을 때부터 만들어진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다. 누구를 따라 하는 건 결코 좋은 연애가 되진 못할 것이라는 생각. 아직도 연애가 뭔지 모른다는 건 내가 지금도 사람을 잘 모른다는 것. 그렇다고 그걸 멈추었다거나 하지 않았다면 지금 이런 글을 쓰고 있진 않았을 거라는 것. 이따금씩 생각나는 지나간 사람들이 여러 생각을 하게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