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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은수 Apr 26. 2024

뼈 때리는 조언

그래도 감사.

이별하거나 인간관계 문제로 스트레스가 쌓이면 항상 찾아가서 징징대게 되는 사람이 있다.

웬만해선 가장 가까운 친구들에게도 자존심 때문에 속사정을 깊게 털어놓지 않으려 한다. (친구들이 들으면 웃을 수 있겠지만.)


비교적 최근에 겪었던 이별 후유증은 반년 정도 갔고, 반년 간 그분께 징징댄 것 같다.(ㅋㅋㅋ)

그때 그분은 그런 얘기를 했다.


"시냇물 졸졸졸 흘러가는 거 손으로 잡을 수 있나? 못 잡잖아. 이제 보내줘."

그때는 그게 잘 안 됐다. 흐르는 물도 꼭 손에 쥐어야 살아질 것 같았다. 그래서 자꾸만 내 손틈 사이로 새어나가는 물을 잡아보려 했다. 잡히는 건 아무것도 없었다.



반년이라는 시간이 더 흐르고 정확히 일 년째 되는 어제, 그분을 만났다. 그분은 내게 말했다.

"이제 보내줬어?"

"언제 적 얘기를...ㅋ"


"나쁜 기억은 털어 버려. 하물며 좋은 기억도 놓아주지 않으면 그 기억으로만 살게 돼."

 

나는 여태껏 그 어떤 기억도 쉽게 놓아주지 못했다. 그런데 이제는 좀 지나가게 해주려고 한다. 길이 앞에 빤히 보이는데 나로 인해 무언가가 지나갈 수 없다면 그건 좀 슬프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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