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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은수 Jan 04. 2025

일력을 떼어내며

  12월 초가 되어서야 일력을 떼어낼 여유가 생겼다. 날짜가 8월 즈음에 멈춰 있다. 

하나하나 떼어내다 어느 세월에 오늘이 될까 싶어 종이를 여러 장씩 과감하게 거머쥐고 떼어내기 시작했다. 페이지마다 한 줄 문장이 쓰여 있었는데 쌓아 놓고 보니 몇십 문장이나 되었다. 어쩌다 내 일상이 한 문장을 살피지 못할 만큼 분주해졌을까. 쌓아둔 건 비단 한 문장뿐만이 아닐 거다. 


  종이를 떼어내기 전엔 꽤 큰 하루였는데, 떼어내고 펼쳐보니 많은 날들이 되었다.

  

  잊고 살던 하루들이 도미노처럼 밀려온다면 나는 여전히 오늘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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