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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은수 Feb 11. 2024

사실, 밤만 있는 세상은 하나도 무섭지 않아요

1분 동화

피푸 씨,

제가 빛이 없는 세상에서 왔다고 하면 믿으실까요?


사실, 밤만 있는 세상은 하나도 무섭지 않아요.

왜냐하면, 낮이 없기 때문이에요.


빛이라는 단어는 우리 세상에서 가장 자연스럽지 못한 단어예요.

지구에선 희망을 말할 때 ‘한 줄기의 빛’이라고도 하잖아요.

우리는 한 줄기의 어둠도 사라지지 않길 바라요.

예측할 수 없도록 어둠이 지속하는 것, 그게 우리의 희망이고요.


처음 이곳에 왔을 땐 눈이 부셔 견딜 수 없었어요.

그러나 이곳도 피푸 씨 덕분에 적응이 되었는데 떠나네요.

빛 아래의 세상을 걸어본 저로서는 이곳이 종종 생각날 것 같아요.


그래도 이곳에 다시 돌아오진 않을 거예요.

하지만 다시 눈 부시지 않은 세상에 가더라도

이곳에서 겪었던 눈부셨던 낮을 기억 할게요.


한 가닥의 빛도 기억으로 남겨 두면 때때로 아름다울 것 같아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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