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 산책길에 자주 만나는 냥이 가족이다.
큰 애는 엄마로 보이고 작은 애들 둘이는 새끼로 보인다.
냥이 세 가족은 저기 보이는 구멍에 숨어서 밥을 먹곤 했다.
오다가다 귀여워 사진을 몇 장씩 찍곤 했다.
오늘 점심시간은 외출하여 밥을 먹느라 산책을 하지 못했다.
점심시간이 끝나고 사무실에 막 들어와 동료가 사 온 빵을 먹고 있었다.
평소 고양이를 좋아하여 내가 찍은 저 냥이 사진을 보내 주곤 했던 동료가 들어오더니,
"그 고양이 새끼가 죽은 것 같다. 그냥 놔둘 수 없어 가봐야겠다."
라고 했다.
나도 모르게 소리를 꽥 질렀다.
"머요? 누구? 어떤 고양이?" 했더니, 저 사진 속 제일 앞에 있는 깜장 고양이라고 한다.
박스, 휴지, 봉지 등을 들고 고양이에게 갔다.
점심을 먹고 들어오는 사람들 몇몇 이서 말하는 소리가 들렸다.
"하수구 고양이 아냐?"
아는 듯이 얘기를 나누더니 그냥 건물로 들어간다.
계단이 있어 보이지 않다가 계단 앞에 서니 고양이가 누워 있는 게 보였다.
아... 가까이서 보니 마치 심장이 뛰는 것 같다.
혹시나 살았을지도 몰라 등을 유심히 지켜봤다.
미동이 없었다.
함께 간 동료가 죽은 지 얼마 되지 않으면, 심폐 소생술로 살아날 수 있다고 했다.
가슴과 등은 딱딱하게 굳어있었지만, 혹시나 깨어날 까 가슴과 등을 수 십 회 눌렀다.
미동이 없다.
박스에 냥이를 담았고, 고양이 사체를 수거해 간다는 시설에 전화를 했다.
위치를 알려 주고 전화를 끊고 고양이를 한참 바라봤다.
태어난 지 몇 달도 안 된 아이였는데...
"냥아, 잘 가라. 부디 편한 곳에서 쉬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