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럼 언제 일어나야 해?

일단 지금은 아니야

by 대충철저
나 이렇게 계속 널부러져 있어도 돼?


이건 Should or Should not의 문제라기 보단, Can or Can't의 문제다. 당신은 오해하고 있다. 당신이 그렇게 널 부러져 있는 이유는 그렇게 할 수밖에 없기에, 널 부러져 있는 것 외엔 할 힘도, 생각도 없기에 그러고 있는 것이다. 그렇기에 위의 질문은 당신의 상황에 맞지 않는 질문이다. 그냥 깔끔하게 인정하라. 받아들여라. 모든 변화의 시작은 이 '받아들임'에서 시작해야 한다. 우리는 '받아들임'에 익숙지 않아서 변하는데 실패한다. 그래서 인생 대부분을 후회하며 산다.


나는 학창 시절에 100kg에 육박한 몸을 자랑했다. 변화의 시작은 내가 '뚱뚱하다'는 것을 인지하고, 그것을 실로 '인정하는 것'부터 시작되었다. 그래서 약 30kg 감량에 성공했다. 참 웃기게도 내가 뚱뚱하다는 것을 인지하고 받아들이는 바로 그 순간 모든 것이 시작되었다. 내가 뚱뚱하다는 것을, 그래서 변화가 필요하다는 것을 말이다. 살찐 게 죄며, 문제라고 말하는 것이 아니다. 우리가 스스로 나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일 수 있는가? 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당신이 널부러져 있다면, 깔끔하게 인정하고 받아들이자.


그래 나 지금 일어날 힘도,
일어나고 싶지도 않아.




참 아이러니하게도 이렇게 깔끔하게 나의 무기력함을 인정하면, 상황이 좀 달라진다. "이러면 안 돼!!! 난 이런 삶을 살 수 없어!!" 라며 내 지금 상황에 저항하면 저항할수록 더 힘이 빠진다. 그냥 깔끔하게 인정하면 오히려 힘이 비축된다. 거기다 더해, "괜찮다"라고 토닥여줘 봐라. 진심으로 나를 가엾게 바라보고, 아주 잘 보살펴 줘야 하는 여린 아이처럼 보듬어 준다면? 조금씩 더 힘이 생긴다.


그렇게 인정하는 순간, 그리고 나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보듬어 주는 순간, 아주 작은 변화가 일어난다. 그것이 모든 변화의 시작일 수 있다. 아니 적어도 나에겐 그러했다. 매번 나를 궁지로 몰아세우고, 구박하고 야단치는 나에서, 모자라고 부족하고 바보 같은 나를 있는 그대로 인정해 주고, 나아가 조금씩 보살펴 주기 시작하니 아주 조금씩 변하더라. 그런 날들이 쌓이고 쌓이다 보니 어느새 나도 나를 볼 때 별 생각이 없이 보고 있더라. 힘을 뺄 필요도 없고 힘을 줄 필요도 없는... 지극히 자연스러운 모습으로 말이다.





당신이 지금 널부러져 있고, 도저히 일어날 엄두도 힘도 없다면, 그런 당신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자. 그러다 힘이 난다면 보듬어 주고 토닥여 주어라. 세상 어느 누구보다 귀한 존재로 당신을 대하라. 긍정할 힘이 없다면 부정할 힘까지 빼라. 당신에게 끊임없이 쓸데없는 말로 학대하는 짓을 그만두어라. 널 부러져 있으려면 진짜 널부러져만 있어라. 그렇게 힘을 빼라. 그리고 힘을 주려고도 하지 마라. 그렇게 아무것도 당신에게 하지 마라. 그럼 자신도 모르게 서서히 변화가 시작된다. 이게 변화에 성공하는 첫 번째이자, 내가 경험한 바로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더라.


keyword
작가의 이전글'진짜 나만의 삶'으로의 여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