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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성성이 Sep 07. 2022

가을, 캠핑장에서 이 책 어때요?

캠핑을 다니며 시간이 날 때 어떤 것을 하시나요?


의자에 편하게 앉아 힘들었던 지난 한 주를 자연과 함께 힐링하는 분도 있을 것이고, 요즘 유행하는 스마트 TV로 영화나 드라마를 보며 색다른 시간을 보내시는 분도 계실 것입니다.


저는 얼마 전부터 책을 읽기 시작했는데요.

나름 휴식을 취하고 즐기러 온 캠핑장에서까지 먹고사는 일과 관련된 일을 해야 하나 했지만, 캠핑장에서 시간만 나면 스마트 폰으로 게임을 하는 아들에게 캠핑에서 읽는 글의 즐거움을 알려주기 위해 솔선수범하는 마음으로 책을 읽기 시작했습니다.


아이가 방방장이나 공터 등에서 뛰어놀 때 지켜보며 주로 책을 읽기 시작했는데, 스마트 폰만 만지작 거리던 아빠의 책을 읽는 낯선 모습을 보다 보니 아이도 어느샌가 캠핑을 떠날 때 준비물로 책 한 권씩을 챙기기 시작했습니다. (물론 그 책들이 메이플 스토리나 엉덩이 탐정인 것은... 하... 제발 "마키아 벨리"의 <군주론>이나 "노자"의 <도덕경> 같은 책도 좀 읽으란 말이다!!)


곧 있으면 진정한 고기의 계절.. 아니 독서의 계절 가을인데, 이 가을에 읽을만한 책 몇 권을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1. <날마다 구름 한 점>


제목부터 참 예쁜 <날마다 구름 한 점> 이란 책입니다.


이 책은 제목처럼 다양한 구름의 사진을 찍은 책입니다. 구름감상협회 (세상에 이런 모임도 있네요. 이 책을 통해 처음 알았습니다.) 회원들이 보낸 구름 사진과 구름이 어떻게 생겨나는지 그리고 구름에 대한 삽화, 문학작품에서 뽑은 문장들이 책 속에 담겨 있습니다.


저는 캠핑 갈 때 이 책과 자주 함께하는 편인데, 멍하니 의자에 앉아 책 한 번 보고, 구름 한 번 바라보며 이런저런 생각들을 하다 보면 저도 마치 작가가 된 기분이 들기도 합니다.


특히 이 책은 캠핑 가는 차 안에서 하늘의 구름을 바라보는 것을 좋아하는 저희 아들이 제 책 중에서 가장 좋아하는 책입니다. 구름을 바라보다 비슷한 구름을 발견하면 "아빠! 나 책에서 저 구름 본 적 있어!" 라며 책을 펼치고는 합니다.


캠핑에서 하늘, 산, 강 등 주변 풍경의 감상을 즐기시는 분이라면 추천하고 싶습니다.


2. <나의 미스터리한 일상>, <나의 차가운 일상> 일상 시리즈


이 책은 완벽하게 제 개인적인 취향을 담은 책입니다. 저는 좋아하는 일본 작가가 "히가시노 게이고"와 "와카타케 나나미"인데 그중 코지 미스터리 (일상 미스터리)의 여왕이라 불리는 "와타타케 나나미"의 작품입니다.


처음부터 전문 작가 아닌 회사 생활을 하며 틈틈이 쓴 단편으로 화려하게 작가 데뷔를 했다는데, 개인적으로 너무 부럽습니다.


그동안 미스터리나 추리물에서 등장하는 탐정 또는 사건을 해결하는 형사들의 대다수가 천재적인 두뇌, 초인적인 신체 능력을 갖춘 사람들이 많지만 "와카타케 나나미" 소설 속 등장하는 탐정 (탐정이라 부르기도 애매하네요. 서점에서 아르바이트하며 탐정회사에서 조사원으로 일하는 일반인이라..)은 우리 일상 속에 있는 평범한 사람입니다.


주인공이 프라이 팬으로 맞고, 사건 조사 중 선반에 깔리기도 하고, 맥주병에 얻어맞는 등 이 사람이 과연 탐정이 맞을까 하는 생각도 드는 "세계에서 가장 불운한 탐정 하무라 아키라 시리즈"를 읽으며 이 작가에게 빠져 들기 시작했는데, 특히 그녀의 데뷔작 <나의 미스터리한 일상>은 잡지사에 투고하는 식의 12편의 단편으로 구성되어 있어 긴 호흡의 책을 읽기 힘들어하는 분들도 편하게 읽으실 수 있을 것입니다.


뭔가 색다른 소설을 읽고 싶으신 분들에게는 이 두 권의 책을 추천드립니다. 단! 살인, 귀신 등의 이야기도 있으니 아이들은 멀리 해주세요. (하긴 글밥으로 가득한 책이라 아마 아이들도 알아서 멀리 할 것입니다.)



3. 아홉 살 마음 사전, 아홉 살 느낌 사전, 아홉 살 함께 사전



아이가 초등학교에 입학하면 많은 것이 변하게 됩니다. 어린이집, 유치원 등에서 선생님 및 다른 아이들과 함께하는 사회생활을 경험하기는 하지만 사소한 것까지 챙겨주던 어린이집이나 유치원과 다르게 이제 모든 것을 스스로 해야 하고, 친구들과 소통하는 진정한 사회생활을 시작하게 됩니다.


저희 아이도 낯선 환경과 새로운 친구들을 만나는 초등학교에 입학하고 초반에 힘들어했는데, 그것은 바로 새로 사귄 친구들과 친해지고 싶은데 자신의 마음을 전달하는 것에 아직은 미숙했기 때문이었습니다.


아무래도 친구들과 친해지고 싶은데 마음속의 어색함을 떨쳐내는 것과, 유치원에 비해 오랜 시간 부모와 떨어져 있는 불안감 등의 마음과 감정을 표현한다는 것이 8살 아이에게 쉬운 것은 아니었던 것 같습니다.


그때 이 책을 아이와 함께 읽으며 감정 표현부터 느낌, 선생님, 친구들에게 정확한 의사 표현을 하는 것 등 많은 도움을 받았는데, 초등학교 저학년 자녀를 둔 부모님이라면 아이와 한 번 꼭! 읽어보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특히 요즘 아이들이 즐겨하는 게임이나 어른들이 아이 연기를 하는 주로 어른들이 방송하는 유튜브를 많이 보는데, 개인적으로 유튜브들에서 어른들이 하는 말과 상황에 대한 표현들이 아이들에게 결코 유익하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가끔은 아이들이 따라 하면 안 될 거 같습니다. 아이들이 그런 잘못된 표현이나 어른들의 유행어 같은 표현을 쓸 때 정확한 표현을 아이에게 알려주는데 이 책은 큰 도움이 됩니다.


단...  이 책의 부작용이라면 학교는 물론 캠핑장에서도 자신의 감정 표현을 확실히 하기에, 수많은 친구를 사귀며 아빠의 스마트 폰에는 "캠핑장 친구 ***, 캠핑장 형 ***" 등 많은 아이 또는 아이들의 부모님 전화번호가 저장됩니다. 그리고 뜬금없이 "야! 너 캠핑 언제 와" 이런 전화나 문자를 자주 받게 됩니다.


캠핑장에는 아주 다양한 재미가 있습니다. 그래도 이번 가을에는 책과 함께하는 캠핑을 즐겨보시면 어떨까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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