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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엠포스 Jun 18. 2020

쓰레기 없이 살기, 제로 웨이스트

친환경을 넘어 필(必)환경의 시대

국내의 분리수거율은 59%, 몇 년간 세계에서 분리수거를 잘하는 나라 2위에도 꼽히며 세계 1위인 독일(65%)과 비교해서도 매우 분리수거를 많이 하고 있다. 하지만 수거된 재활용품이 실제 재활용되는 비율은 2019년 기준으로 고작 40%대에 불과하다. 많은 수의 폐기물들이 재활용되지 못하고 매립되거나 소각되고 있는 것이다. 이런 와중에 지난 2018년에는 더 큰 이슈가 생겼다. 전 세계의 재활용 폐기물을 가장 많이 수입하던 중국에서 24개 재활용품 품목에 대한 수입을 금지하며 전 세계적으로 이른바 ‘쓰레기 대란’이 생긴 것이다.


이 여파로 상대적으로 재활용 폐기물 규제 문턱이 낮은 대한민국으로 수입되는 폐플라스틱류의 양이 이전 해인 2017년에 비해 3배나 뛰게 되었다. 또 국내 재활용업체에서도 더 이상 중국으로의 수출이 불가능해진 폐비닐 수거를 하지 않겠다고 발표했다. 말 그대로 쓰레기를 어찌하지 못하는 상황에 갇힌 것이다. 이후 국내에서는 처리해야 할 쓰레기를 아예 만들지 말자는 ‘제로 웨이스트’ 라이프가 관심을 끌게 되었다. 중국의 쓰레기 대란이 터진지 이제 2년, 국내에서도 많은 사람들이 쓰레기 문제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제로 웨이스트 생활을 지향하고 있고, 실제로 해외만큼은 아니더라도 일회용품을 줄이기 위한 대체용품이 많이 판매되고 있다. 친환경을 넘어 내가 사는 지구를 지키기 위한 필(必)환경의 시대, 쓰레기 없이 살기 위한 제로 웨이스트에 대해 알아보자.



제로 웨이스트는 무엇일까?

제로 웨이스트’는 일상생활 속에서 배출하는 쓰레기를 최소한으로 줄이고, 가능한 재활용하도록 생활하자는 사회 운동이다. 해외에서는 2000년대 초반부터 알려지기 시작했으나 국내에서는 최근 중국의 쓰레기 대란 이후로 큰 관심을 끌게 되었다. 궁극적인 목표는 매립 또는 소각되거나 바다에 버려지는 쓰레기가 없도록 하는 것이나 일반적으로는 썩는데 500년 이상이 소요된다는 플라스틱 폐기물 발생을 줄이는 것부터 시작하여 쓰레기가 나오지 않도록 하는 라이프 스타일을 적용하는 것을 뜻한다.

 

 

제로 웨이스트 라이프, 어떻게 하는 거지?


쓰레기가 나오지 않도록 하는 라이프 스타일은 어떻게 만들 수 있을까? 제로 웨이스트 라이프 스타일을 공유하는 미국의 환경 운동가 베아 존슨(Bea Johnson)은 5R(Refuse, Reduce, Reuse, Recycle, Rot) 원칙을 실천하자고 말한다.

1. Refuse: 필요하지 않는 것은 소비하지 않는다.
2. Reduce: 필요한 것이라면 사용량을 줄여 꼭 필요한 만큼만 사용한다.
3. Reuse: 사용한 물품은 가능한 재사용한다.
4. Recycle : 더 이상 필요하지 않다면 재활용한다.
5. Rot : 재활용할 수 없다면 자연 분해할 수 있는 제품으로 사용한다.  

 


한번 쓰고 버려지는 생활용품들, 이렇게 바꿔보자!


그렇다면 구체적으로 5R 라이프 스타일에 맞춰 어떤 제품을 구매하고, 기존의 한번 사용하고 버려지던 물품들은 어떤 제품으로 대체하여 사용할 수 있을까?

1. 일회용 빨대는 다회용 빨대나 생분해가 쉬운 빨대로!

세계적인 프랜차이즈 카페 브랜드, 스타벅스에서는 꽤 오래전부터 일회용 플라스틱 빨대 대신 분해가 쉬운 종이 빨대를 제공하고 있다. 일회용 빨대는 일회용품의 대명사인 만큼 대체할 수 있는 제품이 참 많이 출시되어 있다. 생분해가 쉬운 종이 빨대와 옥수수전분으로 만든 빨대는 편의점과 다이소 등의 생활용품 판매점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고, 다회 사용이 가능한 스테인리스 빨대나 유리 빨대도 온/오프라인에서 다양한 제품이 판매되고 있다. 최근에는 바로 씹어먹을 수 있는 친환경 빨대도 많이 출시되었다고 하는데, 국내에서도 곡물로 만든 빨대가 개발, 판매되고 있다.


2. 비닐랩은 다회용으로 사용 가능한 밀랍랩&허니왁스로!

음식이 담긴 그릇의 뚜껑 대용으로, 마트 등의 판매점에서 야채, 과일 등을 개별 포장할 때도 둘둘 감긴 랩을 많이 찾아볼 수 있다. 제로 웨이스트 라이프를 실천하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일회용 랩 대신 허니 왁스를 녹여 붙인 밀랍 랩을 사용한다. 밀랍 랩은 깨끗한 천에 녹인 밀랍을 묻혀 그릇 또는 밀랍이 묻은 천끼리 붙여 고정시키는 방식으로 사용하는데, 밀랍 랩은 제로 웨이스트 라이프로 환경을 지킬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밀랍이 벌집에서 채취한 천연 제품이라 건강에도 좋다고 한다.



3. 비닐봉지는 프로듀스 백 또는 스트링 백으로!

마트에서 감자, 시금치 등의 농작물을 구매할 때면 둘둘 말려있는 일회용 비닐봉지를 뜯어 담곤 한다. 한 해 동안 국내에서 사용되는 비닐봉지의 숫자는 약 190억 개 이상! 과도하게 사용되고 있는 비닐봉지 대신에 프로듀스 백이나 스트링 백을 준비해보자. 프로듀스 백과 스트링 백은 재사용 가능한 천으로 만든 복주머니 형태의 가방으로, 표백이나 염색 등에 화학처리를 하지 않아 흙이 묻어도 세탁을 통해 재사용 가능하도록 만들어졌다. 온라인의 많은 업체에서 다양한 사이즈를 판매하고 있고, 집에 남은 천 등을 이용하여 직접 본인에게 맞는 사이즈로 만드는 사람들도 많다.


4. 세제는 천연 열매 소프넛(soap nut)으로!

세탁, 설거지, 청소 등… 되짚어 보면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얼마나 많은 화학세제들을 사용하고 있는지 깜짝 놀랄 것이다. 환경에도 나쁜 영향을 끼치고, 심지어 리필제품들도 플라스틱 봉지에 담겨 판매되는 세제는 천연열매 소프넛으로 대체해보자. 소프넛은 인도와 중국 등에서 자생하는 무환자나무의 열매로, 사포닌 성분이 풍부하게 들어있어 물에 담가두면 거품이 충분히 생겨 오염된 물질을 훌륭하게 분리, 제거해준다. 무엇보다 소프넛은 다용도로 사용이 용이한데, 세탁망에 넣어 세탁물과 함께 세탁기에 넣으면 세탁세제로, 물에 담가 거품을 내어 설거지하면 주방 세제로, 역시 소프넛을 담근 물로 화장실을 청소하면 욕실 세제로도 사용할 수 있다.


그 외에도 플라스틱 칫솔은 대나무 또는 밀짚 칫솔로, 플라스틱 수세미는 식물인 천연 수세미로, 일회용 종이컵은 개인용 텀블러의 사용으로 쓰레기를 줄일 수 있다.

 


제로 웨이스트 라이프를 도와줄 가게들이 있다?


국내에서 제로 웨이스트가 관심을 받게 된 지도 꽤 시간이 흘렀고 수많은 관련 제품들이 온라인에서 판매되고 있지만 오프라인에서는 아직도 일회용품이나 플라스틱의 사용을 피하는 것이 꽤 번거롭고 많은 신경을 써야 하는 일이다. 마트만 가도 많은 제품들이 기본적으로 비닐 포장이 되어 있기 때문이다. 때문에 관심이 있어도 실생활에서 제로 웨이스트를 실천하기란 참 어렵다. 그런 사람들을 위해 제로 웨이스트 라이프를 도와줄 오프라인 가게들이 속속 생기고 있다.


1. 지구샵

상도동에 위치한 지구샵은 종합생활용품점을 표방한다. 지구샵에서는 과일도 구매할 수 있고, 카페처럼 음료를 구매해 마실 수도 있다. 일반적인 가게들과 다르게 원하는 만큼의 소량으로 과일이나 야채를 구매할 수 있어 불필요한 소비를 피할 수 있고, 테이크아웃 커피와 함께 제공되는 잔은 물론, 홀더, 빨대도 모두 생분해가 가능한 제품이라고 한다. 또 다양한 제로 웨이스트 라이프를 위한 제품들도 판매하고 있다. 거창한 활동이 아닌 생활에서 제로 웨이스트를 실천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동네 단골 가게를 찾고 있다면 지구샵을 추천한다.


2. 더피커

국내 최초의 제로 웨이스트 라이프 플랫폼, 더피커조금 더 다양한 제로 웨이스트 제품을 만나볼 수 있는 곳이다. 앞서 소개한 소프넛, 밀랍랩, 프로듀스백, 스테인리스 빨대, 대나무 칫솔 등 다른 곳에서 판매 중인 상품들은 물론, 화장지 대용 제품, 치실 대용 제품 등 이런 것도 있구나 싶은 신기한 제로 웨이스트 제품들을 만나볼 수 있다. 또 제로 웨이스트에 막 입문한 사람들을 위한 기본 에코 제품들도 더 피커에서 구매할 수 있다.


3. 보틀팩토리

마지막으로 소개해드리는 보틀팩토리는 이른바 ‘일회용품이 없는 카페’이다. 보틀팩토리 카페에서는 일회용 컵 대신 매장 내 비치한 텀블러를 대여해 주고 이 텀블러를 반납하면 스탬프를 찍어준다. 이 스탬프를 모으면 무료 음료 1잔을 받을 수 있다. 이렇게 대여해 주는 텀블러는 고온 세척 기계로 살균 세척 및 건조하기 때문에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다. 제로 웨이스트를 실천하기 위해 소비자가 무언가를 미리 준비할 필요 없이 보틀팩토리를 방문하면 평소처럼 커피를 마시며 제로 웨이스트 라이프에 한 발짝 더 다가갈 수 있는 것이다.




쓰레기를 만들지 않는 라이프 스타일, 제로 웨이스트에 대해 알아보았다. 제로 웨이스트가 많은 관심을 받고 있긴 하지만 실제로 일상생활에 적용하기 위해 노력하는 많은 사람들이 조금 예민하고 까탈스럽다고 인식된다는 현실과 제로 웨이스트 라이프를 뒷받침해 줄 만한 정부의 지원이 부족하다는 점이 조금 아쉬운 상황이다. 또 제로 웨이스트 라이프를 도와줄 오프라인 매장들이 수도권에만 분포되어 지방에 거주한다면 실천하기 더욱더 어렵기도 하다. 우리가 사는 지구를 지키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필환경 라이프, 지금의 관심이 끊이지 않고 이어져 국내에서도 제대로 정착하기를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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