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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엠포스 Jul 03. 2023

펀슈머 마케팅, 남들은 어떻게 했지?

ver. 2023

한국인이 스스로를 표현하는 말 중에 '해학의 민족'이라는 말이 있다. 좋은 일이건, 나쁜 일이건 우리 민족은 유우~머와 재미를 놓치지 않았다. 마케팅에서도 그랬다. 이전부터 웃긴 마케팅은 꾸준히 있어왔고 2000년대 초반에는 아예 '병맛'이라는 신조어가 생기며 병맛 마케팅도 속속 나왔었다. 그리고 근래에는 소비 과정에서 재미와 즐거움의 가치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펀슈머'가 떠올랐다. 물론 펀슈머들이라고 아무 물건이나 재미있다고 구매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기존의 가격이나 성능 등 제품 자체의 가치를 추구하는 '가성비', 나의 심장을 뛰게 하는 소비를 추구하는 '가심비'보다는 소비 결정 과정에서 '재미'있는 제품에 더 관대한 마음을 가지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펀슈머가 눈에 띄게 많아지며 펀슈머를 공략하는 기업들의 펀슈머 마케팅도 줄을 이었다. 또 이른바 '킹 받는' 마케팅은 소비자들이 직접 입소문을 내며 성공적인 바이럴도 가능해졌다. 그렇다면 수많은 마케팅 사례 중 펀슈머들은 어떤 마케팅을 좋아하고 또 자발적으로 바이럴에 참여했을까? 오늘은 최근 화제가 된 유형별 펀슈머 마케팅 사례들을 살펴보도록 하겠다.




네가 왜 거기서 나와?!
색다른 조합을 선보인 사례

명랑 핫도그의 '오이 핫도그'
* 이미지 출처 : 명랑핫도그 인스타그램(@myungranghotdog_official)

명랑 핫도그에서는 지난 4월, 만우절을 맞아 소시지 대신 통오이를 넣은 '오이 핫도그'를 출시했다. 처음엔 만우절인 만큼 SNS에서만 볼 수 있는 것이 아니냐는 반응이 많았지만 실제 매장에서 판매되며 온라인상에서 새로운 도전을 하고자 한 '용자'들의 후기가 줄을 이었다. 실제 후기에서는 생각보다 맛이 괜찮다는 의견과 오이를 좋아하지만 뜨거운 오이는 좀 아닌 것 같다 등 다양한 반응이 나왔다. 3월 말부터 단 2주간만 출시되는 한정판 메뉴였지만 뜨거운 인기에 힘입어 4월 말에 다시 한번 2주 한정으로 앵콜 출시가 되기도 했다.

명랑 핫도그의 도전을 끝나지 않았다. 최근에는 '오리온'과 손을 잡고 소시지 대신 땅콩 캐러멜 초코바 '핫브레이크'를 넣은 '핫브레이크 핫도그'를 판매하고 있다. 이 역시 단 2주 동안만 한정 판매하는 제품이니 도전해 보고 싶으신 분들은 7월 4일까지 명랑 핫도그를 방문해 보자.




이거요? 귀여워서 샀어요!
캐릭터를 활용한 사례

또 많은 기업들이 시도하는 펀슈머 마케팅이 '캐릭터'를 활용한 마케팅이다. 때로는 이미 인기가 있는 캐릭터와 콜라보를 하기도 하고, 기업 내에서 직접 자사 브랜드나 대표 상품에 걸맞은 캐릭터를 새롭게 출시하기도 한다.


광동제약의 '비타500 잔망루피 에디션'
* 이미지 출처 : 비타500 공식 인스타그램(@vita500_official)

광동제약에서는 지난 3월, 자사 대표 상품인 '비타500'의 잔망루피 에디션을 출시했다. 라벨뿐만 아니라 유리병도 잔망루피 디자인이 적용되었는데, 출시된 지 단 이틀 만에 1차 생산량이 모두 판매될 만큼 화제를 모았다.


쿠첸의 '진지(ZIN-Z)'
* 이미지 출처 : 쿠첸 인스타그램 (@cuchen_kr)

전기밥솥이 대표 상품인 '쿠첸'은 쌀, 귀리, 맥 등의 곡물을 주제로 다양한 캐릭터를 만들어 새로운 마케팅을 진행하고 있다. 가장 먼저 선보인 캐릭터 '진지(ZIN-Z)'는 쌀을 주제로 한 캐릭터로 '밥을 먹을 때만큼은 진지하게 먹는다'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고 한다. 이 진지가 다스리는 세계 '미토피아'에서 호위무사 '설익태', '귀리공주', 인플루언서 '맥' 등과 점점 더 확장된 세계관에서 다양한 이야기를 만들어가고 있고, 캐릭터들을 활용한 이벤트도 꾸준히 진행되고 있다.

진지와 미토피아처럼 브랜드만의 세계관을 만들어가는 '세계관 마케팅'에서 대해서는 엠포스의 이전 컨텐츠에서 소개해 드린 적이 있으니 조금 더 자세히 살펴보고 싶으시다면 아래 링크를 체크해 보시길 바란다.




옥외 광고입니다, 그런데 이제 갤럭시로만 볼 수 있는…
소비자 참여를 이끌어 낸 사례

삼성전자의 '갤럭시력표'
* 이미지 출처 : 삼성전자 코리아 공식 인스타그램(@samsungkorea)

갤럭시에서는 최근 아주 기발한 옥외 광고를 진행했다. 홍대, 청담, 서초, 일산 등 삼성스토어 10개 지점에 초소형 옥외 광고 '갤럭시력표'를 게시한 것이다. 옥외 광고라 함은 멀~리서도 광고가 제대로 보이도록 크고, 명확하게 제작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삼성전자는 멀리서 보면 옥외광고가 어디 있다는 건가 싶을 정도로 작게 만들어 배치했다. 이는 삼성전자의 신제품, 갤럭시 S23 울트라의 카메라 성능을 제대로 소문 내기 위함이었다. 갤럭시 S23 울트라는 2억 화소의 전면 카메라, 달까지도 찍을 수 있다는 100배 줌을 가지고 있다. 때문에 초소형 옥외 광고도 갤럭시 S23 울트라의 엄청난 카메라로 보면 깔끔하고 명확하게 볼 수 있다는 메시지를 주기 위해 이러한 초소형 옥외 광고를 기획한 것이다.




이게 팔릴까… 싶지만 고객이 원한다면!
소비자의 의견에 귀를 기울인 사례

농심 켈로그가 2004년 진행한 초코맛 '채키'와 파맛 '치카' 투표는 망한 마케팅 사례 중의 하나로 꼽히며 오랜 기간 '부정선거', '독재' 등의 수식어가 붙은 '밈'으로 사용되었었다. 그러나 지난 2020년 농심 켈로그는 긴 역사와 논란의 사건을 토대로 한 '파맛 첵스'를 정식 출시하며 성공한 펀슈머 마케팅으로 재탄생시켰다.

광고에서도 15년간의 기다림에 대한 미안한 마음을 전한다는 의미를 담아 가수 태진아 님이 광고 모델로 출연해 본인의 히트곡 '미안 미안해'를 개사한 주제가를 불렀다. 꾸준히 부정선거를 밈으로 사용하고 거론했던 네티즌들 사이에서도 출시 소식에 '이게 팔릴까' 하는 반응들이 있었지만 화제성만큼은 제대로 잡아 소비자는 물론, 많은 유튜버와 인플루언서를 중심으로 이른바 '파맛 첵스 체험기'가 유행하기도 했다. 광고 영상 자체도 300만 회 이상의 조회수를 달성했다.


식품업계에서는 이렇게 소비자의 의견에 귀를 기울여 성공적인 재출시를 이뤄낸 단종 제품들이 최근 눈에 띄고 있다.


삼양식품의 '불닭볶음탕면'
* 이미지 출처 : 삼양식품 홈페이지(https://www.samyangfoods.com/)

삼양식품에서 출시한 '불닭볶음탕면'은 불닭볶음면 시리즈 제품 중 하나로, 2016년 8월에 출시된 제품이다. 출시 후 2년 정도밖에 지나지 않은 2018년, 봉지면의 국내 생산이 중지되었고 2022년에는 컵라면 역시 찾아보기 힘들어졌다. 이 제품은 단종 원인이 매출로 꼽히지만 마니아층이 두터웠던 제품이기도 하다. 일부 소비자들은 해외에서만 판매되는 불닭볶음탕면을 직구 형태로 구매하기도 했었고, 또 많은 소비자들로부터의 재출시 요청이 이어졌다고 한다. 이러한 소비자의 의견을 적극 반영해 삼양에서는 지난 5월 '불닭볶음탕면'을 재출시했고, 기존대로 봉지면과 컵라면 모두를 만나볼 수 있게 되었다.




인플루언서들이 이걸 놓칠 리가 없지!
남다른 사이즈로 승부한 사례

GS25X팔도의 '팔도 점보 도시락'

최근 GS25 편의점에서 없어서 못 파는 컵라면이 있다. 바로 '팔도 점보 도시락'팔도 도시락은 무려 1986년에 첫 출시된 고전의 '국민 컵라면'이다. 사실 근래에는 '러시아에서 인기가 있다'라고 알려져 잠깐 관심을 받은 것 외에는 젊은 세대에게 사랑받는 상품은 아니었다. 그런데 GS25에서 팔도의 지적재산권을 확보해 크기를 8배 이상 늘린 점보 사이즈로 출시하며 화제를 모았다. 일단 패키지만 해도 A4 종이보다 큰 사이즈에, 뚜껑을 열어보면 8개의 라면 사리와 3개의 분말수프, 2개의 플레이크가 들어있다고 한다. 분말스프 봉지 자체도 커서 이 상품은 언박싱하는 것부터가 컨텐츠가 되었다. 실제 후기에서는 일반인이 최소 4명 이상 모여야 다 먹을 수 있다고 한다. 이렇게 도전 정신을 불러일으키는 사이즈로 인해 정식 모델인 히밥를 시작으로 입짧은 햇님, 쯔양 등 유명 먹방 유튜버들이 줄줄이 '팔도 점보 도시락 챌린지'를 진행하여 현재 가장 핫한 컵라면이 되었다. 실제로 출시 3일 만에 5만여 개에 달하는 초도 물량이 매진되었을 뿐만 아니라 추가 물량 역시 구하지 못한 소비자들도 많아 당근 마켓에서는 5배 이상 비싸진 가격에 재판매되고 있는 모습도 발견되었다.




이건 제품명을 잊을 수가 없겠는데? 네이밍을 잘 활용한 사례

버거킹의 '콰트로 맥시멈 … 이하 생략'
* 이미지 출처 : 버거킹 코리아 인스타그램(@burgerkingkorea)

버거킹에서는 최근 엄청난 길이의 이름을 가진 신상품을 선보였다. 이름하여 '콰트로 맥시멈 미트 포커스드 어메이징 얼티밋 그릴드 패티 오브 더 비기스트 포 슈퍼 미트프릭 4'. 공백과 숫자를 빼고도 무려 39자로, 실제 매장에서는 이 모든 글자를 표시할 수 없어 메뉴판에 '콰트로 맥시멈 … 이하 생략'이라고 표시했고 이러한 메뉴판 사진들이 온라인상에서 화제가 되었다. 긴 이름뿐만 아니라 패티가 무려 4장이나 들어가 이미 한번 사이즈로 화제가 되었던 스태커 와퍼 4의 후속작이 아니냐는 이야기도 있다. 다만 단품 기준으로 16,500원이라는 어마어마한 가격으로 인해 부정적인 여론도 많았는데, 아쉽게도 짧은 판매 기간 이후 단종이 되었다.






여기까지 다양한 재미 요소를 곁들인 펀슈머 마케팅의 사례들을 유형별로 살펴보았다.


이렇게나 다양한 유형으로 자유롭게 기획하고 진행할 수 있는 펀슈머 마케팅. 다만 펀슈머 마케팅을 기획할 때는 '재미'만 생각해서는 안되며 꼭 주의할 점이 있다. 바로 '소비자의 건강을 위협하는 펀슈머 마케팅은 절대 불가'라는 것! 근래 이어진 펀슈머 마케팅의 성공들이 주목을 받으며 식품이 아닌 제품에 담긴 콜라보 식품 상품들도 연이어 출시되었다. 예를 들면 바둑알 모양 초콜릿이나 유명 우유 브랜드 디자인의 보디 워시 등이 그런 것이다. 때문에 펀슈머 마케팅을 바라보는 우려의 시선들이 많아졌다. 또 실제로 인지 능력이 부족한 아이들이 먹으면 안 되는 제품들을 착각하고 섭취해 발생하는 안전사고가 매년 발생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때문에 식품의약안전처에서는 손소독제를 포함한 의약외품을 식품으로 오인할 가능성이 있는 패키지에 담는 것을 금지하기도 했다. 더불어 이러한 법적 문제가 없더라도 우리 제품으로 이러한 안전사고가 발생하면 도의적으로나 마케팅적으로나 큰 손실이 아닐 수 없으니 펀슈머 마케팅으로 인해 혹시 생길지 모르는 위험성에 대해 항상 주의하시는 것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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