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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mily Jun 09. 2021

에밀리의 집밥

오랜 벗과의 봄 식탁에서의 우정을 나누다.

내겐 아주 오랜 소중한 벗이 있다.

거슬러가면, 중학시절의  오랜 인연.

거기에 더불어  옆지기와 그녀는 국민학교 동창이기까지 하다.( 그 인연은 2001년에야 알게 됐지만 말이다)

어쨌든 그런 그녀는 16살에 가족들과 멀고 먼 미국으로 이사를 떠 낫었고  우리의 해후는 내가 일본에서 귀국하고 나서 인 2001년이다.


 살다 보니 인연이란 사람이 만들어내는 일이 아니더라는..

만나질 인연은 어떻게든 다시 이어진다는  진리 말이다.

어쨌든 , 그렇게 다시 이진 우리의 인연은 더 나아가 201)년의 갑작스러운 가족의 미국 이시로 이어졌고, 어쩌다 보니 미국 시민인 그녀의 이웃이 되는 기이한 상황이 펼쳐졌었다.  

그런 우리의 인연은 미국 시절 나에게 든든한 친정엄마 역할까지 해 주셨던 그녀의 어머님과의 인연까지 덤으로 이어졌다.

우리의 귀국 뒤,

사업차 출장을 자주 오던 그녀는 코로나로 일 년을 넘게 오질 못했고, 어머님 역시 이제는 90세의 연세로 오질 못하신다.


실은 작년 봄, 우리 가족의 미국행 여정이 예정돼 있었다. ( 고등학교 시절 이삿짐에 같이 갔던 막내가 별 수 없이 그곳에서 입시를 치렀었고 남겨진 채 대학생활을 했고, 군 제대 후 복학, 그리고 작년 5월 졸업이 예정되어있었기에 )

하나 우리 역시 코로나19로 인해 모든 스케줄이 취소되었고, 막내는 급히 귀국, 나머지 과제는 비대면으로.. 그렇게 겨우 졸업을 마쳤던 상황인지라


미국 시민인 그녀는 코로나 백신을 맞고 , 두 주의 자가격리까지 포함해 출장을 일 년여 만에 나오게 되었다.

전화선의 그녀가 내게 "은미야 나 네 밥 먹고 싶어!"

그렇게 우리의 오랜만의 해후는 식탁에서 이어졌던 봄날의 식탁.


큰아이도 , 막내도 다 같이 (그녀의 국민학교 동창이기도 한 나의 옆지기는 다른 스케줄로  불참) 아 오랜만의 해후에 반가움을 나누며 이런저런 삶의 이야기, 종교적인 이야기로 꽃을 피웠었던 그날이 벌써 그리워지려 한다.

장남, 차남, 그녀 ,나 ( 왼쪽부터)
이틀에 걸쳐 밑준비를 한 에밀리식의 치라시스시에는 봄의 야채와 숙성시킨 도미살과 쭈꾸미가 나의 친정엄마 방식의 분홍빛 고운 소보로 아래로 그 맛을 숨기고 있었고,

참나물 무침과 개성식 시어머니 방식의 북어찜

무생채와 소영 어머님이 좋아하셨던 내 시조모님 방식의 콩장 , 연근 조림

딜과 레몬향의 치즈를 품 고맀는 토마토, 바질、양파 샐러드와

자몽 모차렐라 치즈 샐러드

치라시스시에 맞는 맑은 봄 장국

레몬을 품ㄴ 닭구이도

하루 전에 만들어 차게 둔 일본식 푸딩의 달달함과

벚꽃차의 향기

정겨운 건배와

커피 향과 아껴뒀던 초콜릿의 씁쓸함으로 다음의 만남을 기약하던 에밀리의 식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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