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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mily Sep 09. 2021

에밀리의 집밥

9월 주말 초대상차림 하나

거슬러 인연의 시간을 세어보니 ,

아마도 2000년 밀레니엄 시대에 일본에서 귀국한 우리 가족의 좌충우돌 시기가 지난 2003년쯤부터인가 봅니다.


옆지기가 중견 외국계 회사에 입사하고부터이니..

그 당시로 따지면  70년생이던 젊은 그녀와 그의  부군..

풋풋했던 부부와 우리 역시 40으로 들어서던  젊었던 시기랄까요?


이런저런 시간의 흐름 속에서 ,

어느 날 자매가 없던 그녀와 난 그냥 남편들을 배제하고 의자매로 맺어졌답니다.


수지에 살던 시기엔 그녀와의 집이 가까워 저녁시간에 오붓이 티타임도 , 도란도란 시간 가는 줄도 모르고....


그 시간들 속에난 엄마를 여의였고,

그녀는 아빠를 보내드리는 슬픔도 끼어 있지요.


서울로 잠시 돌아온 예전의 보금자리에서  코로나로 인해 넷이 모인지도 근 삼 년이 된 걸 인지하고 ,

주말로 약속을 잡았었지요.


지난 주말은 마침 가을 정마도 맑게 걷히고 하늘도 , 구름도, 바람도 완연한 가을이엇더랫습니다.


친정이 보령인 그녀가 매 해 건네 준 버섯은 잘 말려서 요긴히 사용 중에 그녀를 위해 풋고추잡채에 가득 넣고 ,

얼려 둔 찰옥수수 알들로 정성스레 밥을 짓고 ,

조개탕과 전어 구이를 바삭하게 굽고 ,

일본식 정월 달걀말이 도정 성스 레....


한아름 꽃을 들고 나타난 그녀와 부군

오랜만에 정겨운 밥상 앞에서..


좋은 인연은  사기그릇처럼 소중합니다.

어느 사이 스무 해가 돼가는군요

부추가 바져 집에 있던 풋고추채로..

토마토는 제방식으로 토마토 김치를 상콤 달콤 매콤!

윤권마키로..

꽃으로 피어난..


김무침도
 머리통까지 바삭하게

묵힌 마늘장아찌와 그녀가 봄에 따다준 췻잎도 장아찌로

한아름 가득한 꽃에 푸욱 담겼습니다.

아파트 시설과 정원을 한 바퀴 돌고 보니 삼십여분이 훌쩍 넘어서고  다시 우린 먹방의 시간으로!

그녀가 가져 온 적당한 당도의 디져트와
내가 절인 복숭아도
센다이 시절 아이의친구 엄마들이 사주엇던 오랜 쉬한 정겨운 그릇들로..

옆지기들은 티브이에  빠져들고 ,

우리 둘은 식탁에서 티타임으로 다시 소곤소곤 대던..



늦가을에 다시 모이자고.. 약속하고..  남은 음식 들은 댁에 계신 노모님 몫으로...

그렇게 지난 주말의 정겨움이 추억이 쌓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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