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손은 가늘다. 손목도 가늘다. 더 정확히는 어려선 약골이었다.
돌아가신 친정엄마는 막내며느리셨다.
중학 교시덜엔 혓바닥을 아홉 바늘이라 꿰매는 사고도 있었다.
이런 내가 맏며느리로 삼십일 년을 넘겼다.
시조부모님 까지 계시던 가부장적인 시댁이라 일이 많았다.
나 역시 랫슨 , 과외 , 학습지 샘 , 셰프 , 요리 샘, 기타 등등 계속 일까지 했다..
이 모든 것의 결과물들이 도착하고 있을 뿐이다 싶다.
몇 해 전엔 두 번의 수술을 거쳤고 , 이제 오십 끝무렵이 돼가는 내게 얼마 전 퇴행성 손가락 관절의 초기 증상이 , 다행한 건 류머티즘성이 아니라는 것..
아무튼 이제는 정신 바짝 차리고 나를 돌봐야겠다 싶어 잠시 부엌일도 최소로 하고 있다.
7개월 살이 서울 생활에 아직 에밀리의 집밥을 더 나누고픈 분들이 가득하지만 , 우선은 나를 챙겨야겠다는 절실함이..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가을 초랑 무의 유혹을 이기진 못했다.
굴 넣은 겉절이 ,
굴 넣은 배추김치,
초롱무 김치..
김장은 생략하련다.
앞으로의 내 노년을 위해서도 말이다.
재철 홍가리비도
날 위한 아보카도 그라탕도
가족들의 식사는 배추얼가리된장국. 굴전 ,현미밥제주 흑돼지 삼합도
두부는 최고의 단백질이고
호다 테 국물에 부추는 혈관청소에 최고이지 싶다
이제 반 정도 남은 에밀리의 서울 식탁은 크리스마스 모드로 전환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