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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남녘의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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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mily Apr 05. 2022

남녘의 봄

진해를 걷다 그 세 번째는

창원시 진해구 안청로...


이 주소가 내가 이사 온 지 한 달 반이 된 나의 새 주소지이다.


그러고 보니 진해의 봄을 더 넓게 느껴보고 싶어 졌고 ,

산 중턱의 핑크빛으로 물들던 장소가 궁금해졌었다.


그렇게 검색을 하다 보니 드림로드 길이 요즘 창원의 매력적인 길로 떠오르고 있더라는..

미국에서 돌아오고 한 참을 인사동으로 출근을 했었기에 자동차를  구입하지 않았었다.

학원을 픽업해야 할 학생도 없었고 ,

카투사 군종으로 복무한 장남도 , 미국에 남셔 놓고 온 막내도 서울에서 굳이 차가 절실히 필요치 않았었다가 정확한 답이다.


남녘의 근무지로 내려간 옆지기 역시 회사 차가 배정되었으니 그거로 족했던..

실은 , 내가 서울의 어느 곳이던 주차비에 낭비히고픈 마음이 없었던 것도 그 원인 중 하나임에 분명했었다.

러다 보니 , 인대 재건 수술 뒤로 차를 운전할 일이 사라졌다.

그렇게 몇 년이 지나고 나니 솔직히  지금은 운전이 겁이 난다 ( 미대륙을 그리 횡단하고 질주하던 내가 말이다.)

아무튼 그 이유로 드림로드로 올라갈 지점을 찾느라 , 조금 지체됐고 또 4월에 들어서야 산 중턱이 더 아름다울 거란 사실에 기다렸었다는 시 간리 흘렀다.


이른 아침 집밥 메뉴가 주먹밥이 되었던 날엔 이유가 있었다.

그날이 내가 드림로들 걷기로 결정한 4월 첫날이었기 때문이었다


처음 가는 길이라 무리는 절대 금물이었기에

시적 지점을 수정했고 그렇게 해서  편백숲길로 가던 버스 정류장에서 하차하면서부터 내 눈에 펼쳐진 시야는 장관이었다

내가 봄마다 설레며 올라타는 용원에서 진해로 가는 버스 속의  풍경, 하루가 다르게 벚꽃 구릉이 더 깊어진다


진해에서 환승하며 놓칠 수 없던 풍경도


가파른 경사길을 지나 드디어  도착한 편백 나뭇길

날이 더 풀리면 맨발로 걸어봐야겠다고...

그렇게 좋은 공기를 삼키며 편백숲길을 올라갔다.

그렇게 올라선 1에서 2구간으로 가는 접경 지역의 숨 막히던 풍경...

검색하며 본 사진이 그대로 내 앞에 펼쳐지는...


무슨 말이 필요했던가.

앞서거니 뒤서거니 맞은편에서 걸어오던 분들 , 내 앞으로 혹은 내 뒤로 걷던 분들 , 혹은 자전거로 달려가고 달려오단 분들,

저귀던 새소리, 바람소리에 흔들리는 나뭇잎 소리,

길바닥의 작은 야생화들까지 그 어느 것 하나 눈부심에 놓칠 수가 없던 길이다.

그렇게 마냥 걷던 내게 착각을 일으키게 했던 저 멀리에 누각 같은 정자가 보였다.

명당 자릴 차지 하고 계시던 어르신들.


진해 바다까지 넘실거리던 풍경 속에서 내가 떠올린  장소는 저 바다 건너 일본의 교토... 그리고 청수사였다

다음에 다시 올라가서는 이 누각에서 하염없이 앉아 잇으리라 다짐해보던..

누군가는 둘이서

군가는 무리로

군가는 자전거로

군가는 애견과

군가는 홀로

한없이 걷고 또 걸을 길을

 역시 걷고 도 걸었던 사월의 첫날이었다.

주먹밥을 먹던 내내 내 머리 위 나뭇가지에 앉아서 짖어대던 까치 두 마리의 지저귐도 사랑스러웠던 봄날이었다.


못내 아쉬움을 가득 담고 돌아오던 길 역시 어느 것 하나 아름답지 않은 것이 없었던..

아마도 지금이 더  아름다울 길이었다.


서울 일정을 마치고 나서 다시 라가 더 길게 걸으리라 마음먹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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