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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mily Jun 02. 2022

에밀리의 집밥

벚꽃차의 추억

1995년 센다이로의 이사는 광양제철소 연구소의 5년간의 방위산업을 마친 시기였다. 물론 방위산업 복무자는 옆지기.


내가 광양으로 내려갈 수 있었던  이유 중 큰 몫을 차지하는 사건이 잇다.

지금 생각하면 당시 나의 동기들과 나는 바보같이 착했었나 보다. 지금이었으면 형사소송감이었을지도,

오해는 마시길...

스승의 은혜를 잘 아는 우리들이다.


대학교의 100주년 기념 오페라 준비로 4년간 열심히 좋은 성적을 딴 교직과목들이  그 해 5월의 교생실습기간과 맞물려 상위 성적자들의 몇몇이 교생실습을 나가는걸 학교 측에서 허락 질 않았었던 사건이 있었다.

어쩌면 내 인생의 또 다른 길이 그때 묻혀버렸는지도 모른다.

울며 겨자 먹기로 감히 스승님들의 결정에 반기조차 , 아니 항의조차 못한 채 우린  훔펄팅크의오페라 헨젤과 그레텔의 연습으로...


집밥 이야기 , 거기다 센다이에서의 벚꽃차에 대한 추억을 거론하려던 글이 갑자기 엉뚱하게 방향이 흘렀지만..

광양엘 갈 수 있었던 이유도, 센다이엘 갈 수 있었던 이유 중에 포함되는 사건이기에, 내게 말이다.


아무튼 그렇게 건너가게 되었던 센다이,

그때 나에겐 2살 , 5살의 두 아들이 있었고,

경제적으로나, 현실적으로나 ( 센다이 동북대에 음대는 없었다 ) 부부가 공부를 한다는 것은 불가능했었다.


그곳에서 일본인 교회를 나가게 되었고、반주를 하게 되었고, 성가대를 만들게 되었고, 요리교실도 하게 되었었던 추억 속에 벚꽃차 (桜のお茶)가 자리 잡고 있다.

 

브런치 ( 페북 아이디의 )에 센다이에 대한 추억의 글이 있다. 그곳에서도 잠시 열거했었던 맛이기도 하다.


지금 연락이 끊긴 언니 같던 분 히로가 와 상의 댁으로 초대를 받았었다.

아주 어여쁜 찻잔에 살포시 떠 있던 벚꽃, 향기가 가득 품어 나왔고、그 향기에 나 홀로 상상하며 찻물을 마신 순간을 아직도 또렷이 기억한다.

앗 짜!!!!(일본말로는 しょ ツパイ)


차마 입 밖으로 내지 못한 채 마셨던 그 벚꽃 차.


요리수업을 하며 만들었던 벚꽃 주먹밥을 광양 도립미술관을 가던 날  정성껏 만들었었다.

그 이야기를 하려던 것이었다.

꽃잎에 머금은 향과 추억을  먹으며 말이다.


요즘 게을러져 있다.

올해 안엔 센다이 교회에도 , 히로가와상에게 도 기별을 해야겠다고 마음먹어본다.


벚꽃차는

눈으로 먹고 ,

향기로 마시고 ,

맛으로 음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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