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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mily Aug 07. 2022

갤러리를 엿보다

비 오던 칠월 어느 날 대한제국에서 본 황금연못

우리네 한옥의 건축구조는 실로 아름답다.

매달 중요한 서울 일정 중에 전시장을 꼭 찾곤 하는 중이다.

뜻밖에 부산 언니와  약속을 했었다.

덕수궁과 시립미술관 전시를 보러 가기로..

그런데 전날 일기예보가 폭우란다.

어렵사리 같이 잡은 스케줄이었지만 우린 각자의 동선 등을 고민하다 결국 포기를 했었다.

모 부산에서 다시 만나지... 하는 마음과 빗길의 위험요 소등 등으로 말이다.


늦게 마신 커피로 잠을 설치고 난 나는 다음 날 새벽, 아직 떨어지지 않는 잿빛 하늘을 올려다보다 사택서 챙겨 왔던 우비를 집어 들고 그냥 나가버렸다.

언니께는 죄송한 마음 가득한 채로 말이다.


시청역 전철역에서 덕수궁으로 올라가다 보니 드디어 굵은 빗방울이 몰아치기 시작했다.


우비를 걸쳐 입고 무작정 덕수궁 정원으로 향해버렸다.

아마도 그날의 첫 입장객이었을지도..

소리와 어우러진 연못엔 인적도 없었다.

조심스레 발길을 연못을 천천히 빗소리와 연못 안의 작품과  우리네 건축물과 나무와 어우러짐이 실로 환상이었던 그날을 아마 잊지 못할 것이다.

실로 황금연못을 품은 대한제국의 부활이었던 멋진 장관이었다.


작가와 작품에 대한 설명은 더 정확히 여러분들이 올리셨을 것이라 난 그저 건축물과 자연과 어우러진 풍경만을 올려보려 한다



황금연못이란 부제의 작품에 관한 설명은 조선일보 기시로 대신한다.


대한제국과 대한민국. 이 천지개벽 사이에 연꽃이 피어있다.

프랑스 설치미술가 장 미셸 오토니엘(58)은 덕수궁 연못에 자신의 대표 조각 작품 ‘연꽃’을 띄웠다. “전시를 준비하며 대한제국 시절의 고난을 거쳐 한 세기 만에 세계적 위상으로 거듭난 대한민국의 역사에 매료됐다”며 “이곳이야말로 치유와 회복의 의미를 지닌 내 작품이 놓이기에 최적의 장소라 판단했다”라고 했다. 서울시립미술관 개인전(8월 7일까지)을 위해 최근 방한한 오토니엘은 미술관 옆 돌담 너머 덕수궁으로 전시 장소를 확장했다.


정화(淨化)를 의미하는 꽃, 오토니엘은 연꽃의 형태를 위해 스테인리스 스틸 재질의 구슬을 뀄다. 그 위에 금박을 입혔다. 얼핏 왕관처럼 보이기도 한다. “한국 정원만의 시(詩)적인 분위기에 살며시 스며들고자 했다”며 “너무 큰 규모의 설치물로 힘을 과시하고 싶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맑은 표면이 주변 풍경을 비춘다. 세 점의 ‘황금 연꽃’에 실제 연못에 핀 노랑어리연꽃이 어린다. 연못 가운데 나뭇가지에는 ‘황금 목걸이’를 걸었다. “영험한 나무에 뭔가를 걸어두고 소원을 비는 오랜 풍습처럼” 세 점의 조각이 유행병 이후 일상의 건강을 희구하고 있다.


루브르 박물관·퐁피두센터·구겐하임 미술관 등에 잇따라 초청받은 이 인기 작가는 이번 전시를 위해 덕수궁 곳곳에 새겨진 옛 제국의 문양 자두 꽃 그림도 그려 미술관에 걸었다. “끈기와 부활의 메시지”라고 한다. 그는 15일 다시 덕수궁 연못을 찾았다. 비가 내렸다. “하늘이 흐리니 연꽃이 더 밝아 보인다”라고 말했다.


한없이 서서 바리보다 아쉬움을 담고 덕수궁을 한 바퀴 쏟아지는 빗속에서 거닐다 보니 여기저기 젊은 친구들이 카메랄 통해 멋진 자연과 대한제국을 담고 있었다.

참 다행이다 생각되는 것은 우리의 역사의 아름다움을 앞으로 이 나라를 짊어지고 갈 그들의 눈과 마음에 담긴다는 사실이었다.

여전히 아쉬움 가득 품고 돌아서 나오 던 길의 능소화와 도라지꽃이 찬란했던 덕수궁 안에서  난 타임머신을 타고 그 시절의 대한제국의 여름날 , 쏟아지는 빗속을 그저 걸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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