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댁의 손끝을 부러 들여다본 건 절대 아니다 , 서두른 건 아니지만 여러 사정상 서울의 본가를 장남 내외에게 내어주어야 하는데 상황이 발생했었고, 새아가는 신혼도 없이 주말엔 시동생과 셰어 , 한 달에 한 번씩은 시부모와 공간을 셰어 해야 하는 극한의 생활이 시작되었다는 사실이다.)
매 번 웃는 얼굴로 포용력 가득 맞이해주는 범상치 않은 새댁이며 큰 며느리인 그녀..
그렇게 한 식구가 되어버린 뒤 육 개월 즈음이 지난 어느 날 ,
새신부의 톡!
'어머니 김장을 배우고 싶어요 , 집안의 가풍으로 김장문화를 전수받고 전수하고 싶어요!'라는
야무진 메시지가 도착했다.
요즘 시대에 이 무슨 구태의연한?
아니 일부러도 안 하는 일을 왜 고달프게 사서 하고 싶은 걸까?
등등등...
한 4-5년 전부터 요즘은 결혼을 해도 명절 때도 각자 집으로 간다는 새로운 풍습을 들어서 각오하고 잇던 나였기에...
그렇게 새댁은 재료까지 물어 체크하며 야물딱직0 재룔 준비했었고 ,
시동생의 혼인예배 날 아침애도 재료가 빠진 건 없는지 꼼꼼히 체크를 하는 새댁의 모습이었다.
시댁에서 내려오는 보쌈 배추를 절이는 법부터 무엇하나 빠뜨릴까 싶어 세세히 물어가며 그렇게 김장재료들을 다듬고 준비한.. 뒤 주일 아침 이른 에벨 올리러 간 신혼부부를 위해 난 새댁이 준비한 아주 고소한 배추 한 통을 반 갈라 맛나게 배춧국을 끓였고 , 우린 절임배추의 물을 빼기 위해 소쿠리에 얹어놓고 맛있게 아침을...
그리곤 보쌈 김칫거리 설명과 배추김치 무채에 고추로 색을 입힌 일등 설명을 해주니 야무진 손 맵시와 손맛으로..
새댁의 지휘 아래 전날 야채를 다듬던 새신랑은 또 열심히 무생채를...
그렇게 그녀는 보쌈김치의 속을 채우곤 수육까지 삶더라는...
더 솔직히는 그런 모습의 그녀를 보며 먼 추억 속의 내 모습을 보는 기분이기도 했었다.
새 아가의 열심히 내게는 그녀가 조금은 몸도 마음도 아껴주었으면 하는 걱정을 낳게 했지만 말이다.
나의 시어머니께서는 지금도 그러신다.. 다 그렇게 시집살이하며 사는 거라고 ( 80 후반의 나이에 치매도... 잇으시다만
난 나긋이 이야길 한다. 어디 귀한 남의 집 자녀를 누가 요새 그렇게 시키냐고....... 말이다.
지난 11월에 난 둘째 며느리를 맞이했다.
이 두 며느리에게 난 내가 겪었고 지금도 겪고 있는 상처를 0.0001도 겪게 하고 싶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