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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mily Dec 09. 2022

에밀리의 집밥

새댁의 김장 체험기

지난 3월 초 , 나에겐 첫 번째 며느리가 우리의 가족의 일원이 되었었다.

새댁 같지 않게 손끝도 똑 떨어짐이 덜렁거리는 시어머니인 내가 못 따라갈 솜씨였다.

( 새댁의 손끝을 부러 들여다본 건 절대 아니다 , 서두른 건 아니지만 여러 사정상 서울의 본가를 장남 내외에게 내어주어야 하는데  상황이 발생했었고, 새아가는 신혼도 없이 주말엔 시동생과 셰어 , 한 달에 한 번씩은 시부모와 공간을 셰어 해야 하는 극한의 생활이 시작되었다는 사실이다.)


매 번 웃는 얼굴로 포용력 가득 맞이해주는  범상치 않은 새댁이며 큰 며느리인 그녀..


그렇게 한 식구가 되어버린 뒤 육 개월 즈음이 지난 어느 날 ,

새신부의 톡!


'어머니 김장을 배우고 싶어요 , 집안의 가풍으로 김장문화를 전수받고 전수하고 싶어요!'라는

야무진 메시지가 도착했다.


요즘 시대에 이 무슨 구태의연한?

아니 일부러도 안 하는 일을 왜 고달프게 사서 하고 싶은 걸까?

등등등...


한 4-5년 전부터  요즘은 결혼을 해도  명절 때도 각자 집으로 간다는 새로운 풍습을 들어서  각오하고 잇던 나였기에...


그렇게 새댁은 재료까지 물어 체크하며 야물딱직0 재룔 준비했었고 ,

 시동생의 혼인예배 날 아침애도 재료가 빠진 건 없는지 꼼꼼히 체크를  하는 새댁의 모습이었다.


시댁에서 내려오는 보쌈 배추를 절이는 법부터  무엇하나 빠뜨릴까 싶어 세세히 물어가며 그렇게 김장재료들을 다듬고 준비한.. 뒤 주일 아침 이른 에벨 올리러 간 신혼부부를 위해 난 새댁이 준비한 아주 고소한 배추 한 통을 반 갈라 맛나게 배춧국을  끓였고 , 우린 절임배추의 물을 빼기 위해  소쿠리에 얹어놓고 맛있게 아침을...

그리곤 보쌈 김칫거리 설명과 배추김치 무채에 고추로 색을 입힌 일등 설명을 해주니 야무진 손 맵시와 손맛으로..


새댁의 지휘 아래 전날 야채를 다듬던 새신랑은 또 열심히  무생채를...


그렇게 그녀는 보쌈김치의 속을 채우곤 수육까지 삶더라는...


더 솔직히는 그런 모습의 그녀를 보며  먼 추억 속의 내 모습을 보는 기분이기도 했었다.

새 아가의 열심히 내게는 그녀가 조금은 몸도 마음도 아껴주었으면 하는 걱정을 낳게 했지만 말이다.


나의 시어머니께서는 지금도 그러신다.. 다 그렇게 시집살이하며 사는 거라고 (  80 후반의 나이에 치매도... 잇으시다만  

난 나긋이 이야길 한다. 어디 귀한 남의 집 자녀를 누가 요새  그렇게 시키냐고....... 말이다.



지난 11월에 난 둘째 며느리를 맞이했다.


이 두 며느리에게  난 내가 겪었고 지금도 겪고  있는 상처를 0.0001도 겪게 하고 싶지 않다.

어머니의 심술은  신이 내리신다 했던가?

아무튼 내 정신이 올바른 한 최대로 내가 예의를 지키려 혼신의 노력을 할 것이다.


이야기가 옆으로...


아무튼 큰 아가는 보쌈김치와 배추 김장김치를 멋지게, 수육까지 맛나게 해냈다.


' 어머니 내년엔 장정들을 소집해야겠어요 '

 그래, 네 편한 대로  해봐라 하며  나도 같이 함박웃음을 지었던 새댁의 김장 체험기이다.

다음날 김치통을 거내 다시 간을 맞추며 얼마나 행복해하던지...

보쌈김치와 수육을 챙겨 그 당ㅁ날 퇴근뒤 시조부모님댁엘 동향했다는 사실도..

에사롭지 않은 범상한 새댁 맞다.

분명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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