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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mily Jul 28. 2023

갤러리를 엿보다

여름의 모양을 엿보다

언제던가 까마득한 기억 속 나의 부산의 센트럴시티를 찾았던 날은 분명 겨울이었던 기억이 있다.


잠시 개인 하늘이 높고 구름은 전형적인 여름의 뭉게구름이던 날 서둘러 나섰던 짧은 여정 속에서 우연히 만나진' 여름의 모양'을 나누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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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란 글씨로 적힌 전시의 시작을 알리는 문장들을 옮겨보았다


'여름이었다.'이 한 문장을 어디에 갖다 붙여도 그럴듯하게 아련해진다는 밈(meme)까지 탄생시킨 여름이라는 계절은, 지금껏 무수히 많은 영화나 문학 속에서 작품 전체의 분위기와 흐름을 주도하는 중요한 극적 장치의 역할을 해왔을 정도로 다른 어느 계절보다도 강한 고유의 상징성을 지니고 있습니다.

높은 온도와 습도, 강한 햇살과 일렁이는 그늘, 길어진 노을과 열대야 등 '여름'만이 보유한 특유한 계절적 물성은 우리에게 무형의 기억과 감각, 감정들로 전이되어 내면 어딘가에 축적되어 있음을 인지하고 뽑아보는 작업에서부터 이 전시는 시작되었습니다.


열대야처럼 잠 못 이루는 그리움을 몽환적인 색과 감성의 일러스트로 전하는 신모래작가의 작품


한여름의 몽상들로 가득했던 주유진작가

이 소년 앞에서 한 없이 서 있었다.

햇살과 바람에 따라 시시각각 변하는 오후의 풍경을  한지에 은은하게 물들인 박윤지작가


여름날 오후의 시간들을 몇 분 몇 초로 바라보며 그려낸 그녀의 붓길을 따라 나도 같이 흔들렸던 여름의 바람이 되었었다.


한 여름의  몽상을 통해 내면의 고독감을 들여다본 후 파도로 그려낸 주유진작가


비정형의 유리 오브제 속에 반짝임을 가둔 듯한 불로잉기법의 유리공예가 양유완

홋카이도의 유리공예박물관도 떠오르고

곰돌이의 유리 펜던트를 사야 할까 고민하게 해 주던!


그리고,

무더위 속에 눈으로 시원한 아이스크림을 한 입 깨문 듯한 감각적인 전이를 선사한 이여름작가

모성을 가득 끌어올리던 모녀와 아가와 엄마 캥거루는 숙연해지기까지

아이스크림마다 누군가의 인생이 들어있었고

개성만점의 상처란다.


동화 같은 천진난만함과 생동감  있는 붓질로 햇살 아래 자유로운 춤을 추는 키미작가

짧은 시간이었지만 , 여름에 관한 고찰이기도 했고, 작가들의 여름 속으로' 풍덩'

작가들이 고뇌한 깊은 심연의 여름을 즐겼던 여름의 한 낮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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