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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mma Aug 20. 2020

비나리

액을 풀고 복을 발원하는 아름다운 무가

"그저 일 년 삼백육십오일 내내 돌아갈지라도
온갖 재난 액살은 다 비켜가고
백 천 가지 일들이 맘과 뜻 먹은 대로 이뤄지고
말씀마다 향내 나고 걸음마다 꽃이 피고
어둔 데로는 등돌리고 밝은 데로 앞을 돌려
선인상봉 귀인상봉 하시라고
천만축원 만만발원 비옵니다."


http://naver.me/GzXDimTf


즐거운 나의 집을 위해 
내가 나에게 보내는 축원.


이 아름다운 무가는 복을 기원하는 마음을 모아 참 많은 사람의 입과 입을 통해 전해왔을 것이다. 그래서 나쁜 일은 지나가고 좋은 일이 함께하는 날을 기원하는 마음을 담은 비나리를 좋아한다.


말도 참 예쁘다. 비나리.


이 방송에서 비나리를 연주하기 전 정재일씨가 나에게 답을 주었다. 그가 전통음악을 하는 것은 온고지신같은 거창한 명분이 아니라 그저 그것이 온전히 아름답기 때문이라고 했다. 나도 지금 내가 하는 모든 일들은 누군가를 위해서, 혹은 보여주기 위한 것이 아니라 오롯히 내가 원하고 좋아서 하는 일이다. 그걸 인정하기까지 꽤 오랜 시간이 걸렸다.


이사한 다음 날부터 뜨기 시작한 담요도 꽤 많이 떴다. 평범하고 평온한 일상의 날들이 지금 괴롭고 힘든 사람들에게도 찾아오길 뜬금없이 바래봤다. 언젠가 이 글을 보는 모든 사람들에게 일상의 행복이 함께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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