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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원심력

느리고 천천히 일상으로 돌아가는 길

by Emma

서서히 저녁바람이 달라지고, 에어콘 대신 창을 열어 바람을 들여보내는 집들이 늘어나고 귀뚜라미 소리가 제법 어울리는 계절이 오고 있다. 그리고, 우리집의 일상도 천천히 예전으로 돌아가고 있다.


엄마랑 이모는 낮에 수확한 고추를 다듬어 액기스 담을 준비를 하고 나의 개들은 종일 놀다가 졸고, 나는 옆에서 뜨게질하고 가끔 돕는 저녁. 오늘 하루 얼마나 덥고 습했는지 이야기 하고, 저녁 메뉴에 대한 설명을 듣고 기특한 강아지들 이야기를 하는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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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멍멍이들이 아빠를 부르는 소리와 커피 한 잔 타서 강아지들을 살피러 가는 아빠는 없지만, 그래도 삶은 먼 길을 돌아 느리고 천천히 다시 제자리로 돌아가는 중이다.


서늘한 바람이 부는 계절이 오면 다시 아름다운 정원을 만들기 위해 분주히 움직여야겠다. 이제, 가장 좋은 동료가 없어 가끔은 쓸쓸하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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