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빡침의 순간 2

결국은 내탓이다

by Emma

대체 어디로 벌레가 자꾸 들어오는 걸까. 집에 구멍이라도 났나 싶었다. 벌써 이러면 난 여기서 못 살 것 같다고 별의별 생각을 다하면서 일주일을 보냈다.


오늘 찾아낸 강력한 용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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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실 에어콘 배관.

와.. 진짜 밖이 시원하게 잘도 보이네? 풍경 좋다. 좋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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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방 에어콘 뒷쪽. 어이쿠 좋네요. 리버럴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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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이럴꺼면 뭐하러 골조할 때 미리와서 배관을 했는지 알 수 없는 가운데, 토요일 점심시간이고 뭐고 에어콘 업체에 전화를 했다. 별로 친절하고 예의있게 대하고 싶지도 않았다. 배관 마감을 어떻게 하나도 안하실 수 있는지에 관해서만 물었다. 바로 보내서 조치해준다고는 하는데도 별로 고맙지도 않았다.


전화 끊고 생각해 보니 너무 믿고 맡긴 내 탓. 설치할 때 바쁘다고 지켜보지도 않은 내 탓이다. 아이고오. ㅎㅎ

그래도 빡치는 건 어쩔 수 없다. 내가 보살이냐ㅑㅑㅑㅑㅑㅑ!!!!!!!!!!!!!!!


집때문에 계속 예민이가 되어가는 내가 싫다. 진짜.

이대로 후회하고 싶지는 않은데. 정말 슬프다.




월요일이나 화요일에 오시겠단다. 그래요 당신도 나도 노동자인데 주말은 쉬어야지. 근데 난 장애생기면 휴일이던 새벽이던 깨서 일하는데? 여튼 당장 올 수 없다고 하니 휴지로 틀어막아 놓았다. 방에 날아다니는 벌레만 봐도 화가 난다. 내 안의 김진상과 김지랄이 깨어날까봐 두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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