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고로, 쉐어 이커너미 시장에 진입하다
대만에서 새로운 것을 체험하기는 정말 어렵다. 2017년에 대만에 와서 현재 3년째, 대만은 좀체 변화를 느끼기 어려운 국가이다. 변화없는 도시는 사람을 권태롭게 만든다. 타이페이에 질려하던 내게 남자친구가 신이 나서 소개해준 것이 바로 고 쉐어였다.
고고로의 이야기
고고로(Gogoro)는 전기 스쿠터를 파는 대만 회사다. 2011년 Horace Luke와 Matt Taylor에 의해 대만에서 창립하였는데, Horace Luke는 대만 사람이 아닌 홍콩 사람이다. 타이베이 시내에서는 고고로 스쿠터를 어렵지 않게 볼 수 있고, 스쿠터 전기 배터리 센터도 도처에 있다. 전기 스쿠터의 경우에는 시간이 지나면 충전하여 갈아 끼워야해서,스쿠터 전기 배터리 센터가 인프라로서 준비되어 있어야 한다.
홍콩 사람이 홍콩이 아닌 대만에 전기 스쿠터 사업을 시작한 이유는 너무 명확하다. 오토바이를 도로에서 찾기 힘든 홍콩과 달리, 대만은 오토바이를 일반적인 교통수단으로 사용하는 국가이다. 참고로 내가 타이베이에서 제일 싫어하는 것은 오토바이의 소음이다. 큰 도로 뿐만 아니라 집 앞 작은 골목에서도 오토바이들이 돌아다니니 거기서 나오는 소음이 일상의 스트레스다.
고고로 전기스쿠터가 내는 소리는 일반 오토바이와 다르다. 이-잉 하는 전기 스쿠터만의 소리가 있는데 이 것도 소음의 하나이지만 부르릉- 하는 일반 오토바이보다는 조용하다고 할 수 있다. 환경에도 좋고, 디자인도 예쁘고, 소음도 적으니 다들 고고로 스쿠터를 구입하고 싶어한다. 하지만 구입을 막는 요인은 가격이다. 일반 오토바이보다 높은 가격 때문에 아직은 전기 스쿠터의 시장 비율은 높지 않다. 그래서 고고로가 쉐어 비즈니스에 뛰어든 것은 정말 똑똑한 결정이다.
고쉐어, 일단 체험하도록 만들다
대만에는 벌써 위모 Wemo 라는 오토바이 렌트 어플이 있다. 대만인 남자친구가 위모를 사용하는 경우는 오토바이를 안 가지고 왔을 경우에, 다른 교통수단 대신에 오토바이를 사용하고 싶을 때였다. 위모는 타이베이 시내에만 몇 천개의 오토바이를 배치하고 있어서 어플을 켜서 근처에 주차되어 있는 오토바이를 찾으면 된다. 비용은 이용한 km 만큼 계산이 되기 때문에 부담이 없다. 하지만 위모는 딱 오토바이가 부재한 날에 사용하는 서비스에만 멈추어 있고 그 이상의 가치를 가지지는 못하고 있다. 위모를 탄다고 쿨하거나, 새로운 것을 체험했다는 기분을 얻기 어렵다는 것이다. 하지만 고고로는 이미 '멋지고 특별한 전기스쿠터' 라는 브랜딩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고쉐어를 이용해 볼 생각에 남자친구와 나는 아주 들떴던 것이다.
고쉐어 마케팅 포인트
1. 거액을 주고 사지 않으면 탈 수 없는 고고로를 어플로 자유롭게 체험해볼 수 있다.
2. 첫 탑승은 프로모션으로 무료로 탈 수 있다.
고고로는 더 많은 사람들이 자신들의 상품을 경험하게 하기 위해서,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었지만, 프로그램 신청( 개인 정보 제공 ) -> 시간을 내어 매장 방문 ->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직원을 만나야 한다는 부담감 등이 사람들의 무료 체험을 막고 있었다. 그래서 ‘고쉐어’ 는 기존의 고고로 전기 스쿠터를 사람들에게 시간이나 관리된다는 부담이나 압박 없이 '자신의 선택'으로 체험하게 한다는 멋진 아이디어다.
고쉐어 탑승기
사진과 함께 고쉐어 탑승기를 적어두었으니, 아래 내용을 따라가보면 대략적인 사용 방법을 알 수 있을 것이다.
고쉐어 시승 총점 ( 별 다섯! )
고고로는 일반 오토바이보다 속도가 빠르다. 하지만 고쉐어는 대만 도로 교통법을 준수하기 위해 최대 속도를 50km로 제한하여 세팅해놓았다. 시동을 따로 걸 필요가 없으니 출발 속도가 굉장히 빠르고 부드럽다. 운전을 하는 동안에도 소음을 전혀 느끼지 못했다. 도로에서는 남자친구가 운전을 하고 나는 뒤에 앉아있었는데, 오토바이 자체에서의 진동이 없어 좋았다.
나는 외국인이고, 타이베이 도로 상황을 무서워하는지라 앞으로도 오토바이나 스쿠터 구매 계획은 없다. 그러나 타이베이에 사는 대만사람이라면, 오토바이 VS 전기 스쿠터 두 개 중 구매를 고민하고 있다면, 한번의 고쉐어 경험은 구매 결정에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생각한다.
마케팅, 사업 확장 측면이 아니라, 개인적인 관점을 적어보자면 오랜만에 타이베이에서 새로운 체험을 할 수 있었다는 점에 큰 점수를 주었다. 오토바이라는 교통수단을 어떤 관점에서, 어떻게 비즈니스로 풀어가는가를 관찰할 수 있어 즐거운 경험이었다. 더 많은 익사이팅한 체험들로 가득차는 타이베이가 되길 바라며 글을 마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