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흔적 May 18. 2020

태도가 만들어낸 오해


사람의 눈빛과 표정, 말투, 행동 따위는 상대방의 마음을 읽어내는데 더할 나위 없이 좋은 단서가 된다고들 하지. 하지만 그로 인해 얼마나 많은 오해들이 만들어졌는지. 오해받은 누군가의 달라진 태도는 또 다른 누군가를 오해하게 만들고. 이 오해라는 것은 대게는 좋은 것보다 안 좋은 것이 더 많이 만들어내는 법이다. 


내민 손을 거절하는 그 찰나의 순간을 발견하고 잠시 멍해졌고 나도 모르게 마음에 담아두기 시작했다. 그리고 타인에게 전혀 다른 태도를 보이는 모습에 담아둔 마음은 조금씩 색이 어두워지고 크기도 커지더라. 좋은 마음을 나누지 않으면 배가 되지 않던데, 나쁜 마음을 혼자서도 어찌나 쉽게 눈덩이처럼 불리게 되던지. 


내가 오해한 걸까, 혹은 오해받은 걸까.


내가 아닌 모든 타인의 일상을 전부 알 수 없다. 만나고 헤어지는 많은 사람들의 어떤 하루 아주 잠깐의 시간을 공유할 뿐이다. 어떤 마음으로 어떻게 요즘을 살아왔는지 어찌 다 헤아릴 수 있을까. 내가 보고 느낀 것들은 그의 수많은 상황들과 복잡한 심경들 중 극히 일부겠지. 나는 그저 내가 발견한 빈약한 조각들로 퍼즐을 맞추어 갈 뿐이다. 


나만의 생각으로 완성된 퍼즐은 그의 생각이나 감정과는 전혀 다른 모양을 만들어내겠지만 어쩔 수 없다. 나 역시 몇 개의 퍼즐만을 내어놓은 채 괜찮은 척과 안 괜찮은 척을 적당히 버무려 태도를 포장하니까. 포장된 내 모습이 어떤 모양을 하고 있을지 솔직히 나도 잘 모르겠다. 내가 보는 나와 타인이 보는 나는 다를 테니.


누군가는 괜찮다고 혹은 안 괜찮다고 오해하겠지.


오해가 겹겹이 쌓이면 안으로는 깊어지고 겉으로는 티가 난다. 섭섭해서 혹은 화가 나서 혹은 이해할 수 없어서. 수 만 가지 이유로 서운한 눈빛과 억울한 표정을 하고 원래 의도와 다른 말을 내뱉기도 한다. 침묵으로 일관하기도 하고 때론 빈정 거리기도 한다. 속내를 잘 감추고 가식적인 웃음을 지어 보이다가도 억지웃음을 들켜버리기도 한다. 나도 한 방 먹이리라 하며 때를 기다리며 상처가 될 말들을 마음속으로 골라보기도 한다.


그러고 보니, 오해는 못난 모습을 끌어모으게 만드는 그런 것이 아닐지.


오해하지 않기란 얼마나 어려운지.

오해를 하고도 받고도 아량을 베풀기란 어찌나 어려운지.




매거진의 이전글 나의 사이드 프로젝트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