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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민경 Jul 03. 2023

더위 먹기

하루일글


“더위 먹는다, 무더위 때문에 고생한다는 표현처럼 느껴지지만 저에게는 실제로 상상 가능한 말입니다. 뜨거운 기온, 물기 어린 습기가 피부 속으로 스며들면 그게 이상하게 입으로 억지로 욱여넣다가 체하는 느낌이 듭니다. 또, 구미호뎐 1938 10회인가에서 요괴가 다른 사람 몸속으로 들어가는 장면이 나오는데요. 그 장면이 더위를 먹는 상상과 딱 닮아있어요. 어쨌든 포인트는 내가 원하지 않는 게 너무나 자연스럽게-하지만 내 입장에서는 억지로 몸속에 들어온다는 겁니다. 원하지 않는 걸 맞닥뜨리면 몸과 정신은 그걸 피하려고 애쓰잖아요. 더위는 그걸 피할 새도 없이 은은하게 몸을 잠식시켜 나갑니다. 애쓸 겨를도 없이 퍼진 더위에 몸과 정신은 체하고 축나버리죠.“


하루일글 7월 3일 letter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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