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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하루일글

하루일글

by 강민경


매번 흔들리는 사람입니다 저는. 산문을 쓰고 싶다가도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는 글을 써야 하지 않을까 흔들리고요. 노화라고 알려진 질환에 겁먹다가도 번개를 품은 구름을 보면 기분이 막 좋아집니다. 이렇게 가르치는 방향이 맞다고 생각하면서도 ‘정말 맞는 것일까?’ 이것 또한 아집이 아닌가 되뇌며 흔들립니다. 쓴 글을 읽어보면서 만족스럽다가도 좋아하는 작가의 책을 읽으면 ‘이게 글이지’ 하고 맙니다.


삶을 사는 건 오뚜기 인형처럼 버티는 일입니다. 이리로 기울었다가 기운만큼 저리로 기울고, 저리로 기울었다가 다시 제자리로 돌아오는 일. 어느 한 방향을 선택할 수는 없을 땐 그저 그 방향 모두 가보면 되는 일. 그렇게 양쪽을 오가다 보면 과하게 쓰던 힘이 빠지고 비로소 중심을 마주할 수 있게 되는 것.


흔들리는 일에 흔들리지 않기로 합니다. 흔들린다는 말조차 꺼내지 말기로 합니다. 삶은 흔들리는 일과 동일어라고 생각하면, 굳이 삶을 흔들리는 일이라 말할 필요가 없는 것이니까요. 흔들린다고 입으로 뱉는 순간 찾아오는 불안을 견디기 버거울 때가 있는 법이라, 굳이 삶을 흔들린다고 표현하지 않으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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