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도 나를 공격하지 않은 평범한 날임에도 마음이 유난히 너절한 날이 있다. 스스로 남루하게 느껴지는 날이랄까. 구질구질하게 구겨진 마음을 펴기가 쉽지 않다. 어려우니까 그냥 쉽게 두기로 한다. 이 마음을 판판하게 털어 햇빛에 널고 바짝 마르게 하고 싶지만 동시에 아무것도 하기 싫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냥 그대로 너절하게 두기로 한다.
괜한 노력을 하지 않기로 한다.
그래서 이렇게 하던 일과 할 일을 무례하게 미뤄두고 징징대는 글이나 써보는 것이다. 또한 어떤 노력도 하지 않고 오늘을 후회하거나 반성하지도 않을 것이다.
오늘은 그냥 마음이 너절한 그런 날이므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