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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라온쌤 Jul 21. 2021

다시 엄마로 돌아오는 시간

나만의 방학 계획을 세워보기


어제 방학을 했고 오늘 방학 후 처음 맞는 하루이다.



3월 2일 개학의 순간부터 어제까지 참 쉼 없이 열심히 달려왔다. 


어제 마지막 교실 정리를 하고 나서는 순간, 스스로에게 한 학기 동안 잘 버텼구나 라며 대견하다는 인사를 한다.


늘 그렇듯이 마음 상하는 일들도 생기고 억울한 일들도 생기고 지금 이게 맞는가 하는 불안한 마음들 속에서 그래도 묵묵히 한 학기 우리 반 아이들과 지내온 시간들을 되돌아본다. 



한 학기 동안 매주 월요일 첫 시간 아이들과 그림책을 나누었고


아이들이 좋아했던 잔소리 없는 날과 평화회의를 꾸준히 진행했고 아침마다 세 줄 쓰기를 하고 8급 한자 공부를 꾸준히 했다. 전래동화를 바탕으로 한 모의재판도 하지 못하고 물총 놀이도 하지 못하고 부서별 협의회도 마무리 짓지 못했다. 급하게 4단계로 원격 전환되면서 계획했던 일부들이 모두 어그러지기도 했다.


작년만큼 당황스럽지 않았지만 그래도 아쉬운 마음이 가득. 


마지막 날 아이들에게 1학기를 보낸 소감을 적어 보라는 곳에 적은 이야기들을 보고, 학부모님께 보낸 1학기 감사 인사의 답장을 보며 이 상황 속에서 아이들도 학부모님도 그리고 나도 참 애썼다 라는 생각을 한다. 



그리고 오늘 하루 


아침에 일어나 아직 일어나지 않은 아이들을 일부러 깨우지 않으며 방학 동안 나는 어떻게 보낼까 고민한다. 



우선, 아이들의 EBS 학습플래너를 짜 놓고 함께 계획을 공유하고 이야기를 나눈다.


아이들은 항상 '해볼게, 해보고 싶어'라고 말해주는 참 고마운 아이이다.


'해보고 재미없거나 힘든 것은 말해줘. 다시 수정하면 되니까. 억지로 하지 않았으면 좋겠어.'라고 이야기해도  어찌 되었든 해보겠다고 먼저 의지를 보인다.



점심을 만들기 위해 요리도 하고 청소기도 돌리고 아이들의 공부 진행 사항도 살펴본다. 오늘이 첫날이라 하는 방법도 알려주고 옆에서 도움이 필요한 부분도 살펴준다.


아이들은 오전 내 공부하며 오후 내 책을 읽으면서도 '방학하니까 참 좋다'를 연신 내뱉는다. 엄마와 함께하는 하루가 이들에게는 그냥 다 좋은가보다.



그런데 나를 가만히 살펴보니, 나는 좀 힘이 드는 것 같다.

사실 지난주부터 그렇다.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은 상태가 된 것 같고

시간은 많지만 마음은 여유롭지 않다.

아무 생각 없이 쉬고 싶은데 그렇다고 마냥 개운하지도 않은 상태.



이게 새로운 도전과 시작을 앞두고 두려워하는 상태인지

방학과 동시에 찾아오는 심신이 지친 상태인지 

잘 모르겠다.


딱, 오늘까지만.



내일은 나도 나만의 방학 계획을 세우고 실천해보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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