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마 작가님의 탄생을 기다리며
작년에 듣게 된 연수가 시작이었다.
그림책과 관련된 연수를 듣고 나서 아이들에게도 그들만의 이야기를 써 보라고 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어렴풋이 했다.
아이들도 작가가 되게 해 주어서 정식 그림책이 만들어지도록 해봐야겠다 라는 생각이 처음에는 희미했는데 조금씩 더 구체적인 방법들을 찾아보고 있다.
아이들이 글 쓰기를 싫어하고 어려워 하지만 또 아이들은 자기의 이야기를 하는 것을 무척이나 좋아한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자신의 것'을 만드는데 그 어떤 어른보다 진지하게 고민하고 열정을 쏟는다.
나는 수년간 그들을 만나면서 내가 가지고 있는 역량을 전달해 줄 만큼 뛰어난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충분히 알고 있다. 다만 옆에서 계속 부추기는 사람이다. '불쏘시개' 같은 사람.
내가 한 참을 불 붙이기 위해 노력하면 어느 순간 아이들은 불같이 집중한다.
그 눈빛이 너무 멋지다.
결과물 또한 멋지다.
'어쩜 너는 이런 생각을 다하니?'라는 생각이 절로 나온다.
그것이 아이들만이 가지는 매력이고 그래서 난 '아이다운 아이'가 좋다.
나도 첫 작가 데뷔를 한 것처럼 그들도 글을 쓰며 힐링하고 위로받는 경험을 한다면 얼마나 좋을까.
이런 생각으로 아이들과 매주 그림책 읽어주기를 하고 있다. 매주 월요일 첫 시간에 그림책을 읽고 생각을 나눈다. 경험한 것이 많아야 표현할 것도 많다는 것이 내 생각이라 지금은 아이들에게 다양한 그림책을 읽어주는 것이다. '그림책'은 아이들에게 다가가기 더 좋은 재료이다. 책을 싫어하는 아이도 '5학년'이 된 이 아이들도 매주 월요일 첫 시간 읽어주는 선생님의 그림책을 정말 즐거워하며 기다린다.
우선 부담이 없다. 긴 글이 아니어서, 그림만 봐도 즐거워서 그렇다.
그림책을 쓴 작가와 그린 사람들은 참 대단하다. 그림 사이사이 수수께끼와 같은 그들의 암호를 섞어 놓기도 하니 우리 서로 그 그림 하나를 가지고도 엄청 수다를 떤다.
정답도 없다. 깔깔거리며 웃는 부분도 모두 다르다. 그런 다음 관련된 영상을 보여주기도 하고( 인절미 시집가는 날 책을 읽은 후 인절미 시집가는 날 동요를 찾아 보여주었다.)
모르는 단어는 없었는지 물어봐 알려주기도 하고
뒷 이야기 상상하기, 제일 좋았던 장면 따라 그리기, 그림책에 말풍선 넣어 보기 등의 활동을 진행한다.
'슈퍼 토끼'와 '슈퍼 거북' 세트를 읽으며 아이들과 '남들의 시선에 따라 사는 것' '1등을 하는 결과가 가지고 온 잔인한 결과'에 대한 이야기들을 나눈다. 이런 이야기를 할 수 있는 것은 오히려 고학년이기 때문에 더 가능하다. 그림책은 읽는 사람에 따라 내용을 맞추어 바꿔 놓는 요술 거울 같다.
어느 사람이 읽어도 그 사람에 맞는 내용이 있다.
같이 그림책으로 더 연구해 보자고 하는 선생님들과 이야기도 나누며 나도 배우는 중이다. 나 혼자는 못 할 것 같아 함께 하자고 졸랐다. 이 글이 다시 한번 다짐의 글이 되어 연 말에 꼬마 작가님들의 탄생을 알릴 수 있다면 좋겠다.
기다립니다. 작가님.
한 글자로는 '꿈'
두 글자로는 '희망'
세 글자로는 '가능성'
네 글자로는 '할수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