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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라온쌤 Feb 12. 2022

아이의 종업, 성장

며칠 전 아이가 종업을 하였다.

학교에 확진자가 늘어  개학을 하였지만 계속 원격 수업을 하고 중간에 짐을 가지러 한 번 간 것이 등교의 전부였다.

교실에 둔 짐을 가지러 간 아이가 통지표를 받아왔다.

사실, 나는 통지표에 큰 의미를 두지 않는다.

통지표가 아이의 성적이나 생활을 잘 담아내기에 한계가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냥 아이가 기분 좋게 받아 오면, 올 한 해도 잘 했다고 머리 한 번 쓰다듬어 주고, 꼭 안아주는 것으로 대신한다.

그럼에도 아이들은 통지표를 한 자 한 자 정성스럽게 읽고 피식 웃고 또 엄마한테 자랑하고를 하더라.

그 모습을 보면서 나도 우리 반 아이들한테 좋은 말, 힘이 되는 말만 썼었지?라며 스스로 다시 한번 되새겨 본다.

행여 안 좋게 읽힐만한 이야기가 있었을까 생각해 보며 말이다.

아이들은 그들만의 힘이 있다.

내가 알지 못하는 그리고 아직 발견하지 못한 힘이 충분히 있다.

그래서 아이 스스로 '나는 능력이 있다'라는 믿음을 가질 수 있도록 해주어야 한다.

세심하게 관찰하되 함부로 내 기준으로 평가하지 말자라는 것.

그런데 이번 큰 아이가 가지고 온 선생님의 통지표를 보고  놀랐다.

일 년의 수업 속에서도 늘 열정적이시고 따뜻한 선생님의 모습을 여러 번 느꼈으나 정말 정성스레 눌러 쓴 통지표를 보고.

'아이고, 고생 많으셨겠다.'가 첫 생각. 4쪽짜리 통지표는 처음 본다.

그리고 두 번째, 그게 얼마나 힘든 일이고 많은 관심을 필요로 하는 일인지 충분히 알고 있어서  더 감사했다. 아이 스스로도 '내가 이런 사람이야'라는 생각보다 '나는 이렇게 학교생활할 거야.'라는 생각을 하더라. 

선생님이 보시고 적어 준 모습대로 아이도 되고 싶어 하는 모습.

엄마로서는 어린아이에게 교사의 말 한마디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교사로서는 내 반 아이에게 말 한마디 더 따뜻하게 해주어야겠다를 다짐하게 되는 순간이다. 

아들, 고생했다. 엄마는 '손 내밀 줄 아는 따스한 ' 부분이 참 좋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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