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기를 얻고 싶다.
꽃을 사는 것은 나에게는 작은 사치이다.
비싼 금액은 아니지만 딱히 생필품이라고 할 수도 없는 것이기에 늘 우선순위에 밀린다.
그럼에도 3월 중순이 지나가니 다시금 꽃을 사고 싶어 인터넷을 뒤적거린다.
근처 고속 터미널 꽃 시장도 있고 양재 꽃 시장도 있는데 그런 곳에 방문하지 않고 멀리서 택배로 오는 꽃을 신청하는 것도 좀 아이러니다.
우연히 검색하다 알게 된 만 원의 꽃!
대신 랜덤으로 꽃을 선택해서 준단다.
토요일 오전 꽃을 받아보니 택배 박스가 어찌나 크던지.
뭐가 이렇게 크지?
열어보니 이 녀석. 어디서 나무 꺾어온 것처럼 생긴 이 녀석.
꽃 검색을 열심히 돌려보니 앵두나무?라는데 괜히 벚꽃 느낌 나는 것이 봄이 주방에 확 들어온 것 같긴 한데
아무리 봐도 이거 뭔가 나무 꺾은 듯한 죄스러운 분위기. 이렇게도 파는구나.
물올림을 하고 새벽에 잠깐 깨서 주방에 들어갔더니 그간 꽃이 몇 개 더 활짝 피었다.
우와, 한동안 요리할 때 예쁜 꽃과 마주하겠네.
나머지 온 꽃 친구들. 내가 좋아하는 프리지어, 장미, 라넌큘러스^^
곱다, 고와!
꽃꽂이 할 줄 몰라 종류별로 화병에 담아 거실, 침실, 식탁 위 하나씩 세워두니 어딜 가나 봄이구나.
화려한 색과 향기 그리고 생기를 뽐내는 그들을 보고서
꽃을 보는 것은 새로운 생기를 얻는 것.
다시 무엇인가를 새롭게 할 수 있을 것 같은 기운을 얻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그래서 나는 봄이면 늘 꽃을 보고 싶은 것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