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연휴에 부모님과 함께 가기로 한 아난티.
엄마에게 힘든 일이 있어 잠깐 쉬시라고 연휴에 맞추어 어렵게 예약을 해 놓았다.
여행 전 날 서울에 도착하신 부모님은 그냥 오시라고 이야기해도 10종 반찬을 만들어 오셨다.
딸 좋아하는 것, 사위 좋아하는 것, 손자들 좋아하는 것을 고루 만들어 당신들 옷 보다 훨씬 더 큰 캐리어에 넣어 오셨다.
집에 오시자마자 손자 태권도 학원에 마중 가시는 우리 아빠.
아이스크림 한가득 사들고 손잡고 함께 돌아오셨다.
엄마 아빠의 웃음이 가득하니 나 또한 마음 푸근하고 좋았다.
다음 날 다 함께 출발하는데 연휴라서 어찌나 차가 막히던지.....
서울을 빠져나오는 것만 2시간 가까이 걸렸다.
이제 막 서울을 빠져나왔는데 갑자기 일이 생겨서 다시 서울로 급히 돌아가 내려가시는 버스에 몸을 실으셨다.
아이고ㅠㅠ
점심도 못 드시고 급히 빵으로 허기를 때우고 급히 내려가시는데 마음이 참 좋지 않았다.
그러고 나서 다시 숙소를 향해 갔다. 시간이 늦어지니 아까보다 막히지 않았다.
숙소를 도착하니 참 좋더라.
참 좋아서 더 마음이 아팠다.
함께 왔으면 좋았을 텐데....
마음이 복잡했고 속상했고 아쉬웠지만 달리 방법이 없었다.
숙소는 가운데 거실을 기준으로 양쪽이 데칼코마니처럼 똑같이 생겼다.
한 쪽은 트윈베드와 욕실, 다른 한쪽은 더블베드와 욕실.
욕실이 어찌나 넓은지, 남편에게 우리 신혼여행 갔던 숙소보다 크다고...
늘 가성비 따지며 여행하는 엄마 아빠를 아는데 갑자기 좋아진 숙소에 아이들 둥절.
그렇다고 저렇게 욕실 서랍까지 뒤질 일이냐..
침대 위 강아지 인형은 덩치 큰 막내의 것. 어디 가나 애착 인형 가지고 다니는 10살.
산책길이 좋아 첫날은 산책하고 숙소 주변을 돌아다녔다.
속상해. 마음이 안 좋아. 같이 왔으면 좋았을 텐데.를 계속하는 나에게 남편이 별말 없이 다독인다.
그럴 때, 참 고맙고 의지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