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살아가는 일상
날이 무척이나 추웠다.
바람이 세차게 불어 걷다가도 뒤로 날아가는 것 같다.
새 학교에 짐을 옮기러 가는 날 하필이면 한파특보라니.
이런 날 엄마 혼자 얼른 가고 싶지만, 꼭 따라간다고 나서는 형제들이다.
가장 두꺼운 옷을 입고 모자를 썼는데도 날카로운 바람이 귀를 에는 것 같다.
집 앞의 횡단보도의 신호를 기다리던 중 형이 동생을 꼭 안아준다.
모자와 모자를 맞대고 푹 안으니, 형도 얼굴이 시리지 않고 동생 또한 따뜻해진다.
이 예쁜 순간을 놓치기 싫어 장갑을 벗고 곱은 손으로 핸드폰을 꺼내 기록한다.
눈이 잘 떠지지 않아 앞도 잘 안 보이는데 우선 누른다.
예쁘다, 이 순간이.
아이들은 항상 놀라운 순간을 만들어 낸다.
추운 날 사람의 온기가 더욱 절실하다.
슬쩍 잡은 손으로도 마음이 따뜻해지는 것을 느낄 수 있고 마음이 아리고 힘들 때는 그냥 엄마 품에 폭 안기는 것만으로도 많은 것이 해결된다.
사람의 온기는 추울 때 힘들 때 더 많은 힘을 발휘한다.
지금 더 많이 춥고, 힘들다면 나에게 온기와 따뜻함을 나눠 줄 사람을 찾아보자.
가까운 곳에서 오히려 먼저 기다리고 있을지 모르겠다.
나는 항상 추울수록, 힘들수록 혼자 있고 싶어 한다.
스스로 정리되지 않음에 시간이 필요할 수도 있지만, 선뜻 다른 사람을 먼저 찾는 사람은 아닌 것 같다.
그 속에는 '스스로 해결할 수 있을 거야'와 같은 자신감 혹은 교만이 함께 있는 것은 아닐까.
다른 사람에게 내 힘듦을 알리고 싶지 않은 마음이 함께 있는 것은 아닐까.
그냥, 좋은 모습, 잘하고 있는 모습만 나누며 나를 만들어 가려고 노력하고 있는 것은 아닐지.
어른이 되어가며 마냥 나의 약함을 보이는 것이 오히려 나에게 약점처럼 다가올까 싶은 두려움이 있었던 것은 아닐지.
횡단보도를 건너 버스를 기다리며 아까 찍은 아이들의 모습을 곰곰이 되새기며 생각을 이어갔다.
아이에게 먼저 손을 내밀며 꼭 잡는다.
도와줘서 고마워.
덕분에 짐을 빨리 옮길 수 있게 되었어.라는 말과 함께.
혼자 가는 열 걸음보다 함께 가는 한 걸음을 실천할 수 있는 한 해가 되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