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학년새 학기는선생님도 힘들다
이제 16년 차다.
16년째 딱 1년을 빼고는 담임으로 아이들을 만나고 있다.
이쯤이면 제법 익숙해질 것도 같은데 2월 말 3월 초는 항상 최성수기다.
할 일이 정말 폭포처럼 쏟아진다.
메시지 폭탄 속에서 제대로 읽지도 못하다가 퇴근 시간이 다 되어서야 오늘 온 메시지를 하나씩 살펴보며 다시 놓친 업무는 없는지 살핀다.
기초 상담지, 행정정보 이용 동의서, 각종 이름표 만들기 및 주간 학습 만들기, 학급 임원 선거와 여러 가지 학교 업무의 더미 속에서 헉헉 거린다.
8시간 내내 화장실 한 번 제대로 못 가고 바삐 종종 거려도 뭐 이리 빠진 것, 안 한 것이 생기는지.
나도 좀 여유 있게 지내보고 싶지만 아이들이 매 번 바뀌고
작년과도 또 다른 상황에 그러기 쉽지가 않다.
기 빨리는 경험을 하고 집에 와서는 단 것과 단시간에 포만감을 느낄만한 것을 마구 먹는다.
뭔가 맛을 본다기보다는 생존을 위한 당 충전 같은 것.
이렇게 지내다 보니 또 금방 몇 킬로그램 는 것 같다.
체중을 재지 않은지 너무 오래라.. 짐작만 할 뿐이지만 아마도 맞을 것이다.
학교가 주차하기도 너무 어렵고 힘들길래 아이들이 등교하지 않은 날은 걸어서 집에 오기로 결심했다.
3km 조금 넘는 거리에 빠른 걸음으로 걸으면 40분.
이렇게라도 운동을 하지 않으면 안 될 것 같아 결심하고 저녁을 최소한으로 먹기로 결심.
출발하기 전 집에 전화해 냉동실에 있는 호박죽을 꺼내 놓으라고 했다.
배고플 테니 호박죽만 조금 먹어야지 하며...
40분을 걷고 집으로 돌아온 나는 급하게 호박죽 대신 감자탕을 꺼내고 밥을 듬뿍 담는다.
그렇지, 우선 먹어야지. 못 살겠다.
내일 또 열심히, 전투적으로 학교 생활을 하려면 이 정도는 먹어야 한다.
오늘도 다이어트를 하지 않는 백 가지의 이유를 만들며 ^^
내일은 좀 더 여유 있는 하루를 맞이하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