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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mpty Jun 20. 2022

#91. 요즘 부쩍 눈물이 많아졌다.

하하호호 떠들며 음식을 준비하며 다 같이 준비한 음식을 먹으면서 왁자지껄 이야기를 나누며 도란도란한 모습을 보는 나는 이 모습이 절대로 익숙해질 리 없다. 너무나도 낯선 일들이었다. 나는 마음속으로 항상 울곤 했다. 평범한 하루들을 보내고 울지 않았을 때는 마음속으로 울고 있었던 듯했다. 그러니까, 나는 항상 매 순간 울고 있었다.


사람들과 만나서 행복하다고 울고, 사람에게 상처를 받아서 슬프다고 울고, 마주쳐야만 할 수밖에 없는 사람들과 마주치지만 결국 그들과 좋은 타협점을 해결하지 못했다고 속상해서 울고, 나는 늘 혼자라는 마음이라고 털어내면서 울곤 한다. 나의 요즘은 울음이 가득한 하루가 되어버렸다. 실제로 눈물을 흘리지 않더라도 마음속에 있는 어떠한 종을 울려 마음 깊은 속까지 울리곤 한다. 그 감정들이 피부로 오롯이 전해져 눈물을 흘리곤 한다.


나는 요즘 정말 눈물이 많아졌다.


남들이 알 수도 없을 방법으로 집에서 혼자 울고 눈물을 펑펑 쏟아내면서 울고 안 그래도 제대로 하지 못하는 수면을 억지로라도 자려고 하지만 그런 수면이 좋게 작용될 리 없다. 그런 잠은 무조건 잠에서 깨기 마련이고 나 자신을 괴롭히기 시작한다. 나는 누군가를 위해 울어주는 것도, 누군가를 안아주는 행위도 너무나도 좋아한다. 하지만 나의 감성과 세상의 감성은 너무나도 차별점이 큰 것 같다. 아니 크다. 내가 어떠한 행동을 함으로써 누군가에게 감동과 선물이라는 감정을 줄 수 있다면 다행이지만 이 세상은 그게 뭐냐는 손가락질만 받아댈 것이 뻔하기 때문이다. 나는 그래서 조금이라도 더 친절하고 다정한 포지션을 취하고 있는데 이 포지션마저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


울음이 부쩍 많아졌다. 우는 것이 부끄러운 일은 절대로 아니다. 운다는 것은 스트레스와 그간 쌓여있던 감정들의 분출이라고 해석할 수 있을 정도로 눈물의 힘은 너무나도 강하다. 하지만 나는 요 근래 항상 눈물을 흘린다. 억지로 쥐어짜 보기도 하고 아무렇지도 않은 영상을 보다가 일순간 울컥해서 눈물이 왈칵 쏟아지는 경우도 종종 있었다.


나는 누군가에게 인정받고 싶어 하는 걸지도 모르겠다.


"잘하고 있어요, 나는 당신이 이런 일을 해주길 바랐어요. 이런 일을 해주어서 너무나도 고마워요. 우리가 바란 일이 이런 것이었어요.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아요. 지금 이대로만 그 자리를 지켜주세요."라고 하는 말이 듣고 싶었겠지만 결국 우리네 사회에서 들을 수 없는 말이라는 것은 누구보다도 더 잘 안다. 나보다도 더 뛰어난 사람이 있을 것이고 더욱더 뛰어난 스킬과 글 솜씨를 가진 사람이 있을 것이다. 나는 모든 세상에서 낙오가 되더라도 후회는 없다. 이렇게까지 버틴 것도 사실 용기였고 끝맺음을 지으려는 노력도 용기일 테니까.


나는 이 상황에서 울어야 할까, 누구라도 붙잡고 이야기를 해야 할까. 고민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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