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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mpty Jun 28. 2022

#102. 피곤한데 방법이 없어

요즘 일하면서도 계속 졸고 잔다. 심지어는 밥을 먹지 않고 잠을 잔다. 하지만 밥을 포기하고 잠을 자더라도 온전히 잠을 잘 수가 없다. 항상 더 늦게 일어나거나 1시간을 넘게 자고 일어나곤 하는데 그럴 때마다 내가 너무나도 큰 잘못을 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 아무도 왜 그렇게 잠만 자요? 잠자는 시간 좀 조절하세요라고 말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지만 그럴 때마다 회사에서 늘 혼자가 되는 느낌이다.


물론 아무도 나한테 아무 말하지 않지만 내가 느끼는 감정이 너무나도 쓸데없다고 생각한다. 아무도 나한테 뭐라고 하는 사람은 없지만 괜히 이 회사에서 내가 붙어있을 수 있는 걸까, 나는 이런 삶을 사는 것이 과연 이들의 욕망과 얼추 비슷한 건지도 모르겠다. 회사는 이윤을 추구하는 곳이기 때문에 사실 회사의 생각과 맞지 않는다면 자를 수도 있겠지만 나는 어찌어찌 버티고 있는 것 같기도 하다.


모르겠다. 내가 어떻게 해야 하는지, 누군가에게 믿음을 구하고 안정감을 받기 위해서 노력해야 한다는 것은 알지만 요즘의 나는 너무 엉망이라 그런 생각도 여유를 가질 수도 없다. 모든 부정적인 감정들과 생각, 마음들이 나를 집어삼키고 있다. 손을 쓸 방법이 없다. 그저 이 부정적인 감정들을 오롯이 온몸으로 받아내는 것밖에 할 수 없다. 조금 더 명확한 이야기를 하자면 내가 성격을 바꾸고 부정적인 생각들을 버리고 긍정적이 생각과 사고를 가지고 회사에 어울리는 사람이 되려는 것이 아닌 회사를 나에게 맞추는 느낌이다. 절대로 그러고 싶은 생각은 없는데 전자의 기능을 하지 못한다. 하고 싶지 않아서, 노력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나 자신의 정체성을 잃어가면서까지 경제활동과 사회생활을 하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든다. 이것이 자존심이 강하다는 말과는 다를 수 있지만 또 다른 측면에서 바라본다면 자존심이 강하다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나를 잃어가면서까지, 너무나도 많은 감정들을 굽혀가면서까지 살고 싶지 않다. 그 마음뿐이다. 나에게 필요한 건 뭘까. 요즘 너무나도 무너진 상태에서 글만 보니까 너무 한심하기 짝이 없다. 남들은 책도 내고 집필도 하고 사이드 프로젝트와 취미생활, 자기 계발까지 모두 다 하지만 나는 한 가지의 행동을 해도 쉽게 지치고 무너진다. 그게 나의 가장 큰 단점이자 구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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