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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mpty Jul 28. 2022

이기심, 질투, 욕심, 욕망

인정받고 싶다는 생각이 자꾸만 드는 이유가 뭘까 고민을 해봤다. 누군가에게 인정을 받고 관심으로, 사랑으로 번져나가는 것을 바랐던 것 같기도 하다. 그리고 가만 보면 질투도 상당했던 것 같고 내 마음대로 되지 않으면 세상이 무너지는 것만 같았다. 인정받지 못하고 겉으로 돌고 소속감이 없는 상태에서 인생을 살아간다는 것은 너무나도 힘든 일이다. 내가 지금 딱 그런 상황인 것 같다.


최근의 마음은 여유가 없다는 이유만으로 많은 것을 내려두었고 생각의 깊이도 그렇게 깊지는 않다. 하지만 나 자신의 마음이 좁아지면서 나 자신을 오롯이 받아들일 수 있는 공간이 부족해져만 갔고 남들을 향한 시선이 많이 날카로워졌고 예민해졌다. 남의 것을 받아들이는 게 힘들어졌고 좋은 사람이 되고 싶지만 뿌리부터 이기적이고 이기심, 질투가 많은 사람이라서 누군가를 오롯이 사랑하거나 아끼거나 무조건적인 배려와 사랑은 불가능한 것 같다.


정말 문득 생각이 들었다. 요즘 새롭게 알아가고 있는 web 3.0의 세계에서 정말 다양한 경험을 하고 있다. 거래소에서 돈을 이체해보기도 하고 해외 거래소를 이용해서 swap까지도 하고 코인을 어떤 방식으로든 벌어서 현금화를 시켜보기도 하고 새로운 프로젝트들을 연달아 알아가기도 한다. 그 과정에서 발생하는 가장 큰 단점은 내가 쏟아붓고 진심을 다하는 만큼 돌아오는 것이 없다는 것이다. 막말로 능력이 있어야만 프로젝트에 정식으로 합류를 할 수 있는 것은 감정을 빼고 이성적으로 생각해도 당연한 일이다. 능력 있는 사람이 대우받고, 환영받고, 정식으로 오퍼를 받아 프로젝트를 함께 이끌어나가는 것이 당연하다.


내가 애정을 가지고 참여하고 있는 프로젝트가 딱 하나 있다. 다른 프로젝트들은 애정이 고만고만하지만 딱 하나의 프로젝트가 참 마음에 들어서 두 달이 넘는 시간 동안 애정을 쏟았고 온 마음을 다해서 활동을 했다. 처음엔 누가 알아주지 않더라도 이 프로젝트를 구성하는 멤버들이 하나같이 정제되어있다는 감정을 받았다. 모든 멤버들이 착하고 다정하고 말 이쁘게 하는 것은 아니겠지만 다른 프로젝트들과 비교했을 때는 말도 안 되게 좋은 사람들이 많다. 이곳에서 많은 위로도 얻었고 가깝게 지내는 사람들도 생겨났다. 그렇게 이 프로젝트를 사랑으로 참여했던 시간이 길어지면서 머릿속엔 물음표가 가득 채워지기 시작했다. 어느 순간부터.


내가 왜 이렇게까지 해야 하지? 왜 이렇게까지 헌신 비슷한 걸 해야 하는 거지?라는 생각이 들자마자 내 머리는 스펀지처럼 모든 부정적인 생각들을 흡수하기 시작했다. 왜?라는 물음에서 출발한 부정적인 감정들은 삽시간에 온 몸으로 퍼져나갔고 그 생각을 뿌리칠 수 없는 상태에서 나 자신을 계속 갉아먹기 시작했다. 그렇다고 프로젝트의 리더들에게 나를 고용해달라!라고 이야기하는 것도 어불성설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프로젝트에 참여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사람이 아니니까. 그래도 나름 프로젝트에서 신규 멤버와 기존 멤버, 그리고 팀 내부에서 나오는 공지사항 전달 같은 cs적인 것을 했다고 생각했는데 정작 내가 느끼는 감정은 아, 나를 그냥 npc로 세워두는 거였구나. 이렇게 노력해봤자 알아주는 이 하나 없고 돌아오는 것 하나 없구나라고 느껴졌다.


실제로 아무것도 없다. 심지어는 고맙다는 말이나 어떠한 따듯한 말조차도 하지 않았다. 물론 바빠서, 앱 개발을 위해, 정식 론칭을 위해 어찌 보면 '당연히' 신경을 못 쓰는 걸 수도 있다. 팀이 너무 바쁘니까 하나하나 들여다보지 못한다는 것은 누구보다도 더 잘 알지만 그럼에도 서운함은 어쩔 수 없나 보다. 그래서 내가 내린 결정은 진심을 다했던 마음을 조금 내려놓자는 것이었다. 하루에 찾아오는 빈도수를 줄이고 하고 싶은 말이 있어도 하지 않고 답답하지만 지켜만 보고 한 두 마디 하는 것으로 마음을 먹었다. 내가 없어도 프로젝트는 당연히 잘 돌아갈 것이고 당연히 활성화도 잘 될 것이고 신규 유입도 더디지만 차근차근 굴러가겠지 '당연히' 그렇게 되겠지라고 생각한다.


그래도 나름 온 마음을 다해 신경 썼고 마음을 다해 활동을 했는데 이렇게 방치되었다는 느낌이 드는 건 좀 속상하다. 물론 어떤 누군가의 강요도 없었다. 오롯이 나 자신이 좋아서 한 일이었고 팀에 도움이 되는 일이라면 발 벗고 나섰던 것도 나였다. 누군가에게 책임을 물 수도 없고 누군가를 후회하고 책망할 수도 없다. 그런 게 가능한 존재라고 하면 나 자신이겠지.


늘 어느 순간이던 진심을 다하며 살아가는 것은 리스크가 너무 크다. 마치 수년간 짝사랑을 한 마음이 피폐해진 사람처럼 걸레짝이 되는 기분이다. 딱 그 표현밖에 할 수가 없다. 헌신짝, 걸레짝 뭐 그런 느낌의 단어가 제일 잘 어울린다. 나에게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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