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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mpty Sep 27. 2022

하루 이만 원

나는 크립토 씬에서 이런저런 프로젝트를 하고 있다. 블록체인을 시작으로 이더리움, 비트코인 등을 공부하며 다양한 프로젝트도 해보고 손해도 보고 수익도 내고 하는 과정들을 겪고 있다. 사실 이런 걸 하고 있다는 것이 자랑스러운 정도가 아니다. 마음만 먹으면 누구라도 할 수 있는 일이고 공부를 해서라도 조금 더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는 것도 맞는 일이지만 나는 현생을 살다 보니 오롯이 크립토 프로젝트에만 집중할 수는 없는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 입장에서는 이런저런 좋은 제안들이 있어서 하고 있는 프로젝트들이 있는데 그곳에서 만난 사람들은 모두 다 하나같이 선한 사람들밖에 없다. 내 생각엔 이 판이 아직까지는 좁기 때문에 어딜 가도 만나는 사람들만 만나는 상황에서 좋은 사람들과 좋은 프로젝트를 같이 할 수 있다는 게 뿌듯하기도 하고 보람차기도 하다.


하나의 프로젝트에 관심이 있어서 활동을 하고 있었는데 그때 당시 분위기가 정말 박살이 나있었다. 아무도 무슨 말을 하지도 않았고 조용하고 분위기가 부정적인 곳이었다. 그래도 초반에 air drop을 받고 뭐라도 해야 한다는 강박에 아무것도 아닌 프로젝트가 되려나?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그냥저냥 떠들 곳이 없으니 새로 오는 사람들을 맞이해줬고 그냥저냥 떠들면서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그러다 프로젝트를 운영하는 방식이 마음에 들지 않았고 해외 프로젝트라서 영어로 소통해야 하는 것도 불만 중 하나였는데 (물론 한국 채팅방은 따로 있었지만 운영팀에게 불만을 토로하기 위해서는 영어가 필요했으니) 여러 가지 감정들이 쌓여 그만뒀다.


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그만두었다기보다는 때려치웠다. 내가 지금 뭐 하는 건가 싶은 생각도 들었고 여기서 이러고 있는다고 누가 알아주지도 않을 것 같았다. 사실 나는 인정하지 않지만 많은 사람들이 망해가는 이 프로젝트를 소생시킨 게 나의 덕이라고 감사하다는 말을 한다. 사실 나는 아무것도 하지 않았고 새로운 사람들이 오는 것을 환영해주고 이 프로젝트의 방향성, 이용 방법 등을 이야기했을 뿐인데 그런 이야기를 듣는다는 게 너무나도 고마웠다. 중간에서 고생한다는 말부터 힘내라는 말까지. 그래서 나는 더욱더 진심으로 그 프로젝트를 살리고 싶었다. 한동안 활동을 하니 사람들이 꽤나 활발해졌고 이벤트 같은 안내도 주기적으로 하니 금방 활발해졌다. 마치 장작불에 불이 붙어 캠프파이어처럼 불이 확 커지는 느낌이었을까.


그때 번아웃이 찾아왔다.


내가 여기서 뭐 하는 거지? 내가 여기서 이러고 있는다고 누가 나한테 돈을 줘? 고생했다고 밥을 한번 사주기나 해?라는 생각이 들자마자 불이 붙은 커뮤니티를 뒤로하고 마음 정리를 해야겠다고 하고 2-3일 후에 다시 갔더니 운영팀에게 DM이 와있었다. 네가 한국 커뮤니티 방에서 가장 말을 많이 하고 활발하던데 이 프로젝트의 moderater 가 되지 않겠냐고. (모더레이터란 운영팀과 커뮤니티 멤버 사이에 있는 가교 역할을 하는 매니저라고 생각하면 된다. 보통 모더레이터 혜택으로 프로젝트 내에서 사용할 수 있는 아이템을 준다.)


알겠다고 하고 지금까지 하고 있다. 그 프로젝트가 지금은 나에게 하루 2만 원 정도의 수익을 가져다주고 있다. 물론 투자금도 있었고 시간도 꽤나 오래 걸렸지만 수익이 나서 현금화를 할 수 있다는 것이 감사하기도 하고 내가 그때 여기를 살린 게 최악의 선택은 아니었겠구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


이걸 기반으로 얼른 디지털 노마드가 되어야 할 텐데. 글도 쓰고 돈도 벌고 휴식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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