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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mpty Sep 28. 2022

사실은 그런 게 아닌데

사실은 그런 게 아니라는 말엔 무수히 많은 말이 숨겨져 있다. 비단 어떤 카테고리만을 뜻하는 것이 아니라 모든 영역에서 모든 것을 나타낼 수도 있는 말인 것 같다. 사실 그러고 싶지 않았는데라는 말로 시작하는 것은 상대방에게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말이지만 그 말이 아닌 다른 말로 설명할 수 있는 것이 없을 때도 있다.


사실 내가 지금 무슨 말을 하고 싶은지 모르겠다.


사람들은 무수히 많은 관계들에서 각자의 기준을 토대로 세워둔 선이 있다. 내가 정해둔 그 선만큼은 상대방이나 누군가가 넘어오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 하지만 그런 기대감은 나 혼자만 하는 망상에 불과했다. 모든 사람들은 내가 정해둔 선을 자유자재로 넘기 시작했고 그것이 무슨 대수라도 되냐는 듯 코웃음을 치고 선을 넘는다. 무례하게 행동한다. 버릇없는 말을 하고 상대방의 존중을 지키지 않는 말을 내뱉는다.


사람들은 도대체 왜 그럴까. 내가 정해둔 기준을 남들은 왜 그렇게 함부로, 멋대로 판단하는 걸까. 나는 내가 세워둔 기준을 넘지 않았으면 좋겠다. 모두가 철저하게 지켰으면 좋겠는데 사람들은 그것이 무례하다는 것을 느끼지 못하는 것 같다. 속상하다.


그러면서 항상 돌아오는 말은 "그러려고 그런 게 아니라.."라고 대개 시작하는 듯하다. 고의던 고의가 아니던 내가 느끼기엔 결국 똑같다. 그러고 싶어서 그런 것이던 그러고 싶지 않았지만 그런 것이든 똑같다. 나에게는 선을 넘은 사람에 불과하다.


이 과정에서 내가 표현을 덜 했을 수 있고 제대로 어필을 하지 못했을 수 있다. 분명 나에게도 문제가 있겠지만 내가 이런 치열한 사회를, 세상을 살아가는 것은 너무나도 힘들고 지친다. 다 그만두고 싶다. 지쳐서 정말 무슨 결정이든 해버리고 싶을 정도다. 내가 바라는 세상과 이룩하고자 하는 세상은 너무나도 이질감이 든다. 나는 시대를 잘못 타고난 것이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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