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하고 싶은 말이 없다. 자취하는 나의 집에서는 시선이 한정되어있기 때문에 모든 것을 내 눈에 담을 수 있다. 혼자 있어서 외로운 나를 위해 늘 티브이에서는 맛있는 녀석들을 찾아서 틀기 바쁘고 해주는 채널이 없다면 컴퓨터를 켜서라도 조잘조잘하는 영상을 틀어놓곤 한다.
그런데 정말 내가 싫었던 건, 나의 아빠는 늘 술에 취해 들어와서 옷만 벗고 자기 일쑤였고 늘 티브이를 켜놓고 잠에 들었었다. 어쩌다 한 번이 아니라 어쩌다 한번 티브이를 끄고 자는 날이 있을까 싶을 정도로 매일을 티브이를 켜놓고 자서 내가 매번 새벽에 나와서 하얀색 배경으로 백색소음을 내뱉고 있는 티브이를 끄곤 했다.
그런 것을 보면 나는 참 아빠를 닮긴 닮았구나 생각을 한다. 아빠를 닮고 싶지는 않았는데 아직까지도 아빠를 많이 닮은 모습들이 보인다는 게 참 기분이 이상하다. 나는 피곤할 때면 불이건 티브이 건 다 켜놓고 잠깐이나마 잠에 든다. 그러고 눈을 뜨면 모든 것이 꺼지지 않았다는 사실에 허겁지겁 불도 끄고 양치도 끄고 자기 직전까지 티브이를 틀어놓는다.
좋아하는 프로그램은 무한도전 아니면 맛있는 녀석들 두 개밖에 없다. 다른 것들은 다 나의 취향을 벗어나는 듯해서 그런지 보고 싶지가 않다. 그게 아니라면 음악채널을 틀어놓고 양치를 한다거나 한다.
아빠는 지금쯤 편할까. 나도 편해지고 싶은 건 아닐까. 오늘은 참 하루 종일 생각이 많아지는 하루다. 쉽게 자고 싶지 않다. 자는 것에 불신이 가득하기 때문에 자는 것을 힐링이라고, 회복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것 때문에 자는 것을 싫어한다. 그래서 난 오늘도 술을 마시고 약을 먹고 잠자리에 들고자 한다.
누군가에게 도움이 된다는 것은 참 행복하고도 기쁜 일이다. 감사한 일이다. 그저 당연한 일이 아니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