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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mpty Oct 29. 2022

날마다 심해지는 불안

살다 보면 사람들은 각자 느끼는 불안의 척도가 다르다. 그중에서도 나는 안전불감증이 있는지 아니면 그저 불안이라는 감정이 누구보다 수치가 높은 건지는 모르겠지만 나에게는 모든 것이 불안의 요소가 되어버렸다.


어려서부터 나는 부탄가스를 만지는 것이 너무 무서웠다. 가스불을 만지거나 고기를 굽는 고깃집에서도 나는 항상 부탄가스를 교체할 때마다 피하거나 귀를 막거나 숨을 때가 많았다. 사실 아직까지도 무섭긴 하지만 일반적으로 교체할 때는 터지지 않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면서 어느 정도는 이 불안감이 사라지긴 했지만 이제는 다른 불안들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직진 신호를 기다리는 택시 주변 공기가 일그러지는 게 보인다. 그 뜻은 자동차에서 가스 같은 것들이(?) 배출되는 것 같은데 자세히 알지는 못하지만 그런 것을 볼 때마다 차에 무슨 문제가 있나? 터지지는 않을까? 하는 생각이 순간 나를 집어삼킨다. 물론 엄청난 검수와 점검을 통해 폭죽처럼 펑펑 터지는 건 아니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무섭다. 그리고 불안하다.


다른 것들도 많지만 태풍이 아주 심하게 왔을 때 집이 아주 미세하게나마 흔들리는 것을 느꼈다. 그 이후로 아파트는 도대체 어떻게 버치고 있는 걸까 혹은 무너지면 꼼짝없이 죽는 것은 아닐까, 아파트는 어떻게 지반에 고정이 되어있는 걸까 하는 고민들을 순식간에 하기 시작한다.


나는 모든 것이 불안하다. 나의 삶도 내가 가지고 있는 모든 것이 불안해지기 시작했다. 아니, 이전보다 점점 더 심해지고 있음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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