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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mpty Oct 31. 2022

쉴 수 있게 됐다.

정말 우여곡절이 많았던 7개월이었다. 아무도 나에게 신경 쓰지 않았고 아무것도 없는 상황에서 나는 꾸역꾸역 버텨냈다. 과연 버텨낸 것인지 버틸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는지는 객관적으로 확인할 수는 없겠지만 어찌어찌 그 긴 시간 동안 버텨냈다는 게 신기하기만 하다.


나름 사람들이 좋아서 꽤 오래 버텼다고 생각한다. 좋은 사람들과 적당히 자유로운 분위기를 좋아했었던걸 지도 모른다. 여차 저차 하여 남은 연차도 쓰고 퇴사를 하네 마네 고민과 걱정을 많이 했었는데 일단은 조금 쉬고 돌아와서 일을 해보자고 이야기가 되었다. 연차는 7개가 있어서 5일을 사용하겠다고 결재를 올렸고 확인을 한 상사는 회사에서 이렇게 오래 연차를 쓴 사람이 없어서 안 좋게 볼 것 같다며 은근한 스케줄 조정을 압박했고 해외 스케줄이 있던 나는 스케줄 조정이 어렵지만 고민해보고 다시 결재를 올리겠다고 죄송하다는 말로 전화를 마쳤다. 돌아오는 대답은 네-였다. 사실 난 이 과정에서도 내가 고생해서 모은 연차를 사용하는데 그게 무슨 문제가 되는 건가? 그리고 내가 죄송하다고 사과를 하면서까지 눈치 보며 연차를 써야 하나? 이럴 거면 그냥 퇴사를 했겠다 하는 생각도 들었다.


이런저런 과정들에 불만이 생겨났지만 좋은 쪽으로 마무리가 되어 무사히 여행을 다녀올 수 있게 되었다. 이번에는 정말 나 자신도 돌아보고 내가 뭘 하고 싶은지 어떤 것을 할 수 있고 해야만 하는지 그 단순하고도 가장 어려운 사실 하나만 깨닫는다면 나는 더 이상 바랄 것이 없을지도 모르겠다.


틈 나는 대로 글을 써보도록 해야겠다. 지금은 공항 가는 버스를 탔는데 너무 조용하다. 어둑어둑한 날씨와 도로에는 차 소리밖에 나질 않는다. 자야 하는데 잠이 안 온다. 비행기 탑승 3시간 전인데도 무언가 불안해지는 걸까?


잘 다녀올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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