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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mpty Feb 28. 2023

노인이 된다는 것, 늙는다는 것.

나이가 드는 게 참 무섭기만 하다. 나이가 들어서 여러 가지 신체 능력이나 외모가 늙어간다는 것이 두렵다. 나는 어려서부터 늙어간다는 것에 너무나도 큰 의심과 불안이 있었다. 인간은 왜 늙어야 하는가에 대한 고찰도 상당히 많이 했었고 일 년 이 년 시간이 지날수록 시간은 점점 더 빠르게 지나가고 빠르게 지나가다 못해 붙잡지 못하는 지경까지 와버린 것 같다. 20대의 시간과 30대의 시간, 40대의 시간은 정말 너무나도 다르다. 물론 나는 아직 40대를 경험하지 못했지만 지금의 패턴과 속도로 계속해서 시간이 흐른다면 어쩔 수 없이 40대의 시간은 지금보다 조금 더 빠르지 않을까 싶다. 


대학 때 필수 과제였던 아프니까 청춘이다라는 책을 읽고 독후감을 작성해 오는 날이 있었는데 그 책을 모조리 다 읽은 것도 아니고 독후감을 쓰기 위해 앞부분만 대충 읽었던 적이 있는데 그 앞부분의 아직도 기억나는 문단이 있다. 


10대부터 60대까지는 시간이 흐르는 속도가 다르다.라는 말이었을 거다. 정확히 어떤 문장이었는지 기억나지는 않지만 속도가 다르다는 문구는 있었던 것 같다. 그때는 그 말이 너무나도 와닿지 않았고 이게 뭔 소리야 그냥 대학교에서 저 책 팔아주려고 쇼하는 거 아닌가?라고 아주 철없는 생각을 하던 시절이었는데 20대 초반이 지나 10년이란 시간이 흐른 뒤 지금은 그 말이 너무나도 잘 느껴진다. 무슨 말을 하려고 했던 건지까지 이해할 수 있을 정도로 체감을 하고 있다. 


10대의 시간은 하루하루가 고역이었다. 시간이 왜 이렇게 안 가고 나는 어른이 언제 될 수 있을까라는 정체기였다면 20대는 정말 폭풍 같았다. 보통의 속도로 흘러가는 듯했지만 그 시간은 참으로 다양했다. 대학부터 군대, 사회초년생부터 사회에 적응해 나가는 시간들이 너무나도 다양했고 고요했고 폭풍처럼 일렁였다. 나는 10대가 질풍노도의 시기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질풍노도의 시기는 비로소 20대부터 시작되는 것 같았다. 다른 사람들과 비교하지 않고 나 자신만 놓고 바라봤을 때는 20대가 가장 힘들었고 고역이었다. 너무나도 힘든 시기였다. 물론 지금도 힘들지 않다는 말은 아니지만 20대를 지나오니 그때 가지고 있던 생각과 멘탈보다는 지금이 조금이라도 어른스럽고 객관적으로 무언가를 바라볼 수 있는 나이가 된 것 같다. 기쁘지도 않고 슬프지도 않다. 


다만 늙어간다는 그 포괄적인 감정들이 너무 무섭다. 내가 어려서부터 구제시장이나 동묘 이런 곳을 자주 가서 그런지 노인들에 대한 희망이랄까 미래가 보이지 않는 그런 모습들을 너무 많이 보고 자란 것이 가장 큰 문제가 아니었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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